연령 직업 학력 불문 70대 교사 퇴직자도…
-몰카 범죄가 많이 일어나나.
“2013년 1월 1일부터 현재(8.16)까지 전체 지하철 범죄가 1008건 적발됐다. 그중 70%가 추행 및 몰카 범죄다. 또 그 가운데 60%가 몰카 범죄다. 금년 들어 더 기승을 부리는 것 같다.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전년도엔 밀집장소 추행이 더 많았다. 금년은 밀집장소 추행은 줄어들고 몰카 범죄가 더 늘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스마트 폰의 보급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작년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몰카 범죄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폰에 무음캠 앱을 깔아 쓴다. 지하철 안엔 남녀노소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어도 의심을 사지 않는 것이다.”
-수법은 어떤가.
“전동차 안보다 에스컬레이터, 계단 등 경사진 곳이 대다수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에서 서성이고 두리번거리며 대상자를 물색하다가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보이면 바짝 따라 붙는다. 한쪽 발을 윗 계단에 올리고 무릎 위에 스마트폰을 놓은 뒤 촬영한다. 치마 밑으로 바싹 들이밀지 않아도 잘 찍힌다. 여성분들이 먼저 핸드백으로 가리면 예방 효과가 크다.”
-스마트폰 외에 어떤 장비들이 있나.
“신발에 구멍을 뚫어 렌즈를 숨기거나 우산 끝에 카메라를 장착하는 것은 이제는 거의 사라진 고전적 방식이다. 우리가 압수한 것 중 가장 정교했던 것은 만년필 몰카였다. 그 외에 USB 저장장치를 신문지에 말아 여성의 치마 밑을 촬영한 초등교사를 검거한 적도 있다. 한 번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전동차 안에서 안경형 몰카를 여성의 치마 밑으로 들이대다가 검거된 적도 있었다.
-피의자들은 뭐라고 주로 변명하나.
“호기심에 그랬다고도 하고, 폰의 성능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랬다고도 한다. 죄의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현장에선 발뺌하고 화를 내며 입씨름을 벌이다가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그제야 ‘죄송하다’ ‘선처해 달라’고 호소한다.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몰카 동영상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특정한 유형이 있나.
“성추행범은 연령 직업 학력 모두 불문이다. 아무래도 20~40대가 많고, 직업도 다양하다. 최고령은 70대 중반의 교사 퇴직자였다.”
-처벌은 어떻게 하나.
“보통 불구속 된 후 검찰로 송치되면, 약식기소 후 벌금형에 처해진다. 평균 400만~500만 원 정도로 벌금이 높다. 동종전과 3회 이상의 상습범인 경우나 죄질이 불량하다고 여겨지면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정식재판에 회부된다.
신상미 기자 shi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