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은평경찰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곡식으로 만든 가짜 약을 팔아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로 목사 오 아무개 씨(61)를 구속하고 또 다른 목사 장 아무개 씨(여·57)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오 씨 등은 지난 2007년부터 최근까지 은평구 갈현동의 한 선교원을 의료 행위 시설로 이용하며 진맥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가짜 약을 팔아 약 1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오 씨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한의원을 28년간 운영하고 한의학 박사 학위를 받아 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고 소개했으나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는 지난 2004년에도 한의사를 사칭한 혐의로 징역 7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으며, 이후 선교원을 열어 목사 행세를 했으나 이마저도 사기행위였다. 오 씨는 지난해 2월에야 장 씨와 함께 목사안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목사도, 한의사도 아니었던 오 씨는 여러 교회를 돌며 '건강세미나' 등을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했으며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신도들을 직접 진찰하기도 했다.
오 씨가 진단을 내리면 장 씨가 기장, 수수, 현미 등 곡식으로 제조한 '곡식환'을 특효약이라 속이고 2주 분량에 6만 원을 받고 판매하는 방식으로 무려 약 10억 원을 챙겼다.
하지만 이들은 관할 지자체에 식품제조업 등록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 성분, 제조일자, 유통기한 등을 표시하지 않은 채 곡식환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성분 분석 결과 곡식환에서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종교시설에서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므로 의료 면허가 있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