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처럼 잘돼” 믿었다간 낭패
수능시험이 끝난 수험생들의 상담 건수가 3~5배 늘어나는 것도 이 시기다. 수험표를 가져오는 학생을 위한 각종 할인 마케팅이 성형외과 홈페이지나 학교 앞 전단지로 배포된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카카오톡을 이용한 홍보도 성행하고 있다. ‘반값 할인’은 기본이고 ‘수험생과 함께 온 엄마도 성형 세일’과 같은 마케팅도 등장했다.
봄에 있을 상반기 기업채용을 대비해 성형계획을 세우는 취업준비생들의 문의도 겨울철에 가장 많다. 취업을 하게 되면 대학 시절과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성형수술을 해도 비교적 ‘적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압구정동 소재 성형외과의 한 상담실장은 “최근에는 ‘수능성형’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겨울철에는 국내 손님 외에도 중국이나 몽골 등 외국 고객들도 많이 방문한다”며 “겨울철이 평소보다 바빠지고 손님들도 많아지다 보니 일부 병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마취과 전문의들은 3~4곳의 병원을 옮겨 다니며 수술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성형 브로커들에게는 이런 ‘겨울철 성형 대목’이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앞서의 성형외과 상담실장은 “병원에서도 겨울철에 브로커를 더 필요로 한다. 성형 브로커의 경우 보통 수술비의 20%의 수수료를 받는데 겨울철이면 30%까지 올라간다. 중국인이나 몽골인 등 외국 손님을 데려올 경우에는 한 사람당 30~50%의 수수료를 챙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성형외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오 아무개 씨(31)는 “브로커들은 보통 해당 병원에서 수술이 잘된 사람들이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브로커가 수술이 잘 됐다고 해서 그 사람 말만 믿으면 안 된다. 해당 병원에서 수술한 사람 3명 이상은 꼭 만나보고 발품을 팔아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로커들에게 얻은 정보로 병원을 선택했다면 결국 그 책임은 아무한테도 물을 수 없다. 브로커들이 받는 수수료가 높아지는 만큼 본인이 부담해야하는 금액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