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울상’ 아웃도어 ‘환호’
[일요신문] 신한, KB,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회사 회장들의 평균 연봉은 2012년 기준으로 ‘20억 원’이 넘었다. 신한금융이 27억 50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 26억 원, 하나 19억 8000만 원, 우리 10억 원 정도다. 20억 원대의 연봉 중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율은 ‘3분의 2’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러한 천문학적인 성과급이 지급되는 것에 비해 은행의 수익성은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들의 순익은 무려 30% 감소했다. 하지만 기관장들의 성과급만큼은 흔들림이 없어 “수익도 올리지 못하는데 성과급만 챙겨간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이러한 여론을 고려해 결국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의 고액 성과급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 조사에 나섰고 “성과에 비해 과도한 보수를 받고 있다”는 결론을 낸 바 있다. 금감원의 성과급 ‘제동’ 움직임에 금융권은 지주사 회장 연봉을 최대 ‘40%’까지 삭감하는 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봉과 성과급 등 전반적으로 보수 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2월 중에는 윤곽이 잡힐 것 같다”며 “CEO뿐만 아니라 일반 임원들의 보수나 성과급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잇따른 증시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증권가도 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한때 성과급 잔치의 1번지였던 증권가가 이제는 찬바람만 맞고 있는 것. 이와 더불어 한화투자증권, SK증권 등 국내 굵직한 증권가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어 증권맨들의 힘겨운 겨울나기는 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그나마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받았지만 올해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적자에 허덕이는 증권사가 태반이라 성과급을 아예 지급하지 않는 곳도 많다”라고 전했다.
금융권의 성과급 시장이 울상인 반면, 아웃도어 업계는 ‘축제’ 분위기다. 아웃도어, 패딩 열풍 등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 노스페이스, 코오롱스포츠, 블랙야크, K2 등의 매출은 전년보다 20% 안팎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대폭 오른 만큼 올해 성과급 규모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블랙야크의 경우 올해 기본급의 ‘1000%’ 이상을 성과급으로 줄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사업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기본급의 1000% 이상을 지급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매출 목표치에 부합한 것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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