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그가 검사받을 차례…코너 몰린 조희준
차영 전 민주당 대변인의 전 남편과 아들의 유전자가 ‘불일치’로 드러남에 따라 차 전 대변인과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간의 친자확인소송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지난해 12월 2일 차 전 대변인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용기-조희준 부자의 배임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모습. 최준필 기자 choijp86@ilyo.co.kr
유전자 검사는 지난해 9월 전 남편 서 씨가 “서 군과 혈연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서울가정법원에 ‘친생자관계 부존재확인’ 소송을 내면서 진행됐다. 조 전 회장 측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셈. 지난 3일 서 씨와 서 군은 서울대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유전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최종 통보를 받았다.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 결과는 보통 1주일 안팎으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오자 소송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조 전 회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한 주장이 무색해졌기 때문. 법조계 안팎에서는 조 전 회장의 유전자 검사가 임박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조 전 회장 측이 워낙 당당하게 나왔기에 조 전 회장의 말이 사실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오고 난 뒤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라고 전했다. 진정한 친부가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이 나오는 것은 사실상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높아진 것이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하지만 조 전 회장 측은 “아직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전자 검사가 불일치로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조 전 회장이 친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 조 전 회장 측 관계자는 “조 전 회장이 유전자 검사를 받기까지는 여러 사안을 검토해봐야 한다. 법률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문제이기에 유전자 검사를 무조건 받는다고 보는 것도 어폐가 있다”라고 전했다.
조 전 회장 측은 유전자 검사 결과와는 별개로 차 전 대변인과의 ‘기 싸움’에서 밀린 게 아니냐는 내부 분위기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7일에 여론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차 전 대변인이 벌인 하나의 ‘전략’이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의 조 전 회장 측 관계자는 “대부분의 언론에서 보도되길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온 뒤 17일에 마치 변론 기일이 잡힌 것처럼 얘기하지만 사실 이미 한 달 전부터 잡혀있던 것이다. 기일을 앞두고 벌이는 고도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겠느냐. 차 전 대변인이 방송에 나와서 울먹이더라도 이것은 가슴 아픈 소송이 아니다. 내막에는 양측간의 파워게임이 존재하고 이번에 사실상 우리가 밀린 셈”이라고 귀띔했다.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은 배임혐의에 대한 선고도 기다리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전경과 지난해 12월 9일 서울중앙지법 공판 참석 당시 모습.
하지만 세간의 관심이 친자확인소송에 상당히 집중되는 만큼 조 전 회장이 막다른 길에 몰렸다는 시각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수순대로라면 다음 유전자 검사 대상은 조 전 회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의 명령으로 유전자 검사가 진행되고 조 전 회장이 서 군의 친부로 밝혀진다면 조 전 회장에게 돌아올 비판의 화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 전 회장은 결혼을 4번 하고 20대 여성과 ‘구치소 혼인신고’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복잡한 여자관계에 대한 의혹이 수차례 제기돼 세간의 눈총을 받은 바 있다.
결국 서 군의 친부가 누구인지에 대한 진실은 머지않은 시일 내에 밝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 전 대변인은 “진짜 아버지를 확인해 아이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차 전 대변인은 1차 친자소송 전쟁에서 일단 ‘승리’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지만 향후 조 전 회장의 대응에 따라 이번 사건이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크다.
박정환 기자 kulkin85@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