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급전타를 했는지 의문”
해경과 어민들이 조난당한 승객들을 실어나르는 모습.
-이준석 선장을 알고 있는가.
“해기사 협회는 쉽게 말해 1등 항해사 이상이 등록하는 곳이라 보면 된다. 원양선은 1등 항해사 이상만 가능하다. 한진 범양 현대 등의 큰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이준석 선장은 해기사 협회 사람은 아니다. 국내 연안을 운행하는 선장은 페이도 적다. 해기사 시험을 치려면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졸업하거나 일반 선원으로 3년 승선해야 한다. 이준석 선장은 한국해양대나 목포해양대를 졸업한 인물은 아니고... 일반 선원으로 3년 승선하고 해기사 시험을 치른 것으로 안다.”
-해기사에도 ‘급’이 많이 있는가.
“1급부터 6급 항해사까지 있다. 소형선박 자격증까지 7가지. 이준석 선장은 2급 항해사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3급 항해사부터 선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여객선은 다르다. 인명이 달려 있기 때문에 1계급 강화됐다. 여객선은 2급 항해사부터 선장이 가능하다.”
-이 선장의 운행 능력에는 문제가 없나.
“언론에 이준석 선장이 큰 여객선을 운항한 경험이 오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력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이준석 선장은 청해진해운 전신이었던 주식회사 세모 때부터 견습선장을 했던 사람이다. 경력가지고 왈가왈부 할 것이 아니다.”
-퇴선명령이 없었다는 것은.
“그것은 오해소지가 있다. 퇴선명령은 물에 빠지라는 말이 아니다. 퇴선명령은 배에 탑승한 사람들이 구명정근처로 모여 태우는 것이다. 탈출 준비를 하는 것이다. 퇴선명령은 선장의 권한이다. 침수 사실이 있으면 선장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 만약 침수가 일어나고 있다면 배 내부에서 해결가능한지 판단한다. 선박자체에서 막을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하겠다고 하면 선장이 배를 포기하겠다고 판단한다. 배를 포기하겠다고 판단하면 퇴선 명령이 내려진다. 그러나 세월호의 경우 배가 많이 기울었었다. 퇴선명령이 내려졌다 해도 퇴선명령 효력이 없는 상황이었다. 나도 당시 상황을 잘 몰라 알 수 없다. 침수 징후가 있었다면 선장이 직접 확인은 했는지 체크해봐야 한다. 아마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하며 시간이 지체된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모든 절차를 무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 게 아닐까…”
-세월호의 침몰 가능성은 뭐라고 보나.
“배가 2시간 만에 전복되기 힘들다. 세월호처럼 대각도 변침을 하려면 키를 40각도 정도 틀어야 한다. 이는 어선이 갑자기 나타났거나 장애물을 갑자기 발견했을 때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잘 없다. 보통 10도에서 20도 이상 넘어가지 않는다. 아마 물살이 센 곳이라 조금 더 틀었을 수는 있다. 대각도 변침을 하면 배가 자연스레 10도에서 5도 정도는 기운다. 그런데 이때 큰 파도가 옆을 치거나 하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다. 이것을 외방경사라 한다. 외방경사가 생겼을 때 화물이 쏠리고 하면 그럴(침몰) 가능성도 있다.”
-해기사협회는 선박 베테랑들의 모임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의문점이 드는 게 있다면.
“나도 가장 궁금한 점은 왜 도대체 급전타를 했는가 하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급전타는 갑자기 장애물을 발견했을 때 하는 것이다. 언론에서도 이는 다루지 않고 있다. 평소보다 물살이 센 곳이라 좀 더 각도를 틀었을 수도 있지만 왜 급전타를 했는지 그 이유가 상당히 궁금하다.”
부산=배해경 기자 ilyohk@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