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가 해외에…‘추적할 방법이 없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의원은 “유병언과 그 관계자들이 추적 안 되는 앱을 다운받은 휴대전화를 사용해 검거가 어렵다는데 사실인가”라고 황 장관에게 질문했다. 이에 황 장관은 “추적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쉽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앱을 쓴 일이 있다”고 답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말 세월호 선사 오너 일가의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차장검사)은 유병언 전 회장의 도피를 돕다 체포된 구원파 신도들의 스마트폰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기에 ‘바이버(Viber)’라는 앱이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
‘미국판 카카오톡’으로도 일컬어지는 이 앱은 인터넷 무료 통화나 문자 메시지 전송이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억 2500여 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앱이 주목 받는 것은 서버가 해외에 있어 도청이나 감청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도ㆍ감청은 물론 통화 내역 삭제 시 통화 시점 등의 기록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아 유 전 회장의 오랜 도피 생활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수사기관이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는 것도 불가능해 현재로선 ‘바이버’의 대화내용 분석이 사실상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은 구원파 신도들이 사정 당국의 통신내역 추적 등을 피하기 위해 이 앱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유 전 회장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자들이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바이버’를 통해 서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들이 ‘바이버’ 앱을 유 전 회장 도피를 위해 조직적으로 활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메시지 송수신 내역을 추적하기 위해 전문 업체와 기술 협의를 진행 중이다. 구원파 이태종 임시 대변인은 “일각에서는 우리가 직접 제작한 엄청난 특수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바이버’일 뿐이다. ‘카카오톡’이랑 똑같다. 나도 ‘바이버’를 사용하긴 하지만 조직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연호 기자 dew901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