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생 사냥’ 창구로 남성들 노하우 공유
워터파크에서 찍은 수영복 사진을 올린 어느 날 그녀에게 쪽지 한 통이 도착했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암호나 다를 바 없는 짧은 한 줄의 쪽지였는데 그녀는 담담하게 “빚 갚아주시고 방은 호텔로 잡아주세요”라고 답했다. 흔히 말하는 ‘조건 만남’이 이뤄지는 순간. 알고 보니 그녀의 페이스북 계정은 친구들과의 소통 공간이자 동시에 성매매의 통로였다.
그녀도 처음부터 성매매에 응한 것은 아니었다. 노골적으로 성매매를 원하는 쪽지들을 받았지만 무시하길 수차례. 하지만 그녀의 수영복 몸매를 보고 쪽지를 보냈다던 그 남자는 하룻밤의 대가로 호텔방과 현금 50만 원을 제안했다. 카드빚이 있었던 그녀는 몇 번을 망설이다 어차피 흔적도 남지 않는 하룻밤이란 생각에 약속장소로 나갔다.
앞서의 사례처럼 페이스북을 통해 성매매에 빠져드는 여대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업소 여성들에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남성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 여대생들을 ‘사냥’하고 있는 것. 페이스북은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비해 신분확인이 쉬운 편이라 ‘낚시터’로 적격이라는 평이다.
성매매가 이뤄지는 과정은 다소 황당하다. 남자들은 사진을 보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겉으로는 전혀 성매매를 한다는 표시가 없음에도 대놓고 쪽지를 보내 성매매 가능성을 물어본다. 대부분의 여대생들은 무시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답장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이다. 남자들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높은 금액을 제시하거나 호텔에서 놀 수 있다는 말로 여대생들을 유혹한다. 결국 성매매 경험이 전혀 없던 여대생들도 몇 번의 쪽지가 오가면 돈 때문에 혹은 호기심에 제안을 수락하고 만다.
최근에는 성공담들이 속속 음란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오면서 아예 ‘성매매 가능 여대생 명단’이 공유되기도 한다. 가격 정보도 함께 올라올 때도 있는데 몸매나 미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20만~30만 원선이다.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면 유흥업소 여성들과 다름없는 취급을 받지만 섣불리 쪽지를 보내지 못하는 남성들에겐 최고의 정보가 아닐 수 없다.
페이스북 성매매의 최고 장점은 단속에 대한 걱정 없이 일반 여대생과 만날 수 있다는 점이지만 그렇다고 위험요소가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가장 빈번한 피해 사례는 여성 쪽에서 돈만 받고 연락을 끊어버리거나 남자가 성관계 이후 도주하는 경우다.
커뮤니티사이트에서도 ‘먹튀’ 피해를 입었다는 남성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는데 댓글로 블랙리스트 명단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한 30대 남성은 “총 70만 원을 날렸다. 아무래도 일반인이라 선입금을 하지 않으면 거래가 잘 안 이뤄진다. 속는 셈치고 돈을 보냈었는데 3명 모두 약속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계속 도전해 볼 것”이라 말했다.
간혹 발 빠른 유흥업소 종사자에게 속기도 한다. 페이스북 성매매가 인기 있다는 소문이 퍼지자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일반 여대생인 척 거짓 계정을 만드는 것. 화대도 비싼 편인데다 남자들의 대우도 좋아 부업으로 거짓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란다.
여대생들에게 함부로 쪽지를 보냈다가 간혹 성추행 등으로 신고를 하겠다며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도 조심하기는커녕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쪽지를 보낼 때 성매매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하지 말라’ ‘문제가 생겼을 땐 광고(스팸)쪽지라고 해라’ ‘해킹당한 척하면 된다’ 등 나름의 대응 매뉴얼까지 공유하며 ‘일반녀’를 향한 사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박민정 기자 mmj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