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교수의 16.7% 전국 2위, 관료·정치인·기업인 출신 114명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전국 31개 국·공립대로부터 석좌·초빙교수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석좌교수는 71명, 초빙교수는 1145명으로 집계됐다.
전북대에는 석좌교수 7명, 초빙교수 163명 등 모두 170명의 석좌·초빙교수가 임용돼 있다. 이는 전북대 전체 교수(1천17명)의 16.7%에 해당하며 목포해양대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탁월한 학문적 업적을 이룬 석학을 초빙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석좌·초빙제가 사실상 ‘교수 스펙쌓기’용으로 전락했다는 것이 배 의원의 지적이다. 전북대의 경우 전문강사와 연구원을 제외하고 외부출신 석좌·초빙교수 170명 가운데 고위공직자, 정치인, 기업인 출신은 114명에 달했다.
일부 석좌교수는 지난해 정규 강의를 하지 않고 연봉은 3천500만원에서 최고 6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대는 이홍훈 전 대법관, 김성중 전 노동부 차관을 임용했는데 이들의 주당 강의시간은 ‘0’시간이었다. 군산대 석좌교수인 강봉균 전 국회의원도 강의는 하지 않으면서 연봉 300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의 석좌교수제는 탁월한 연구업적이나 사회활동을 쌓은 인사를 임용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초빙교수 역시 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사회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임용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그러나 대학에서는 엄격한 자격심사 없이 석좌·초빙교수 임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각 단과대학 학장이 초빙교수를 추천하면 특별한 이의가 없는 한 대부분 임용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연구업적이 탁월하거나 사회발전에 기여한 인사를 임용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는 초빙ㆍ석좌교수제가 사회 고위층의 ‘교수 스펙쌓기’ 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이들의 연봉은 최고 6천만원에 이르지만 정규강의를 한 시간도 하지 않는 경우도 60%에 달했다. 석좌·초빙교수가 사회 고위층에게는 ‘스펙용’으로, 대학에는 ‘로비 창구’나 ‘방패막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북대는 석좌교수들의 경우 정규 강의는 없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특강을 해왔고 초빙교수도 숫자가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무보수로, 나름대로 전문성을 살려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배재정 의원은 “석좌·초빙교수가 별도의 심의 과정을 생략한 채 추천만으로 임용을 결정하고 있다”며 “초빙ㆍ석좌교수를 임용할 때 인사위원회 심의 의무화, 최대 정원 설정, 연구 성과물 제출 의무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