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운영 속 이강인 맹활약
기존 공수의 핵이 빠진 대표팀이었다. 손흥민이 탈장 수술 여파로 벤치에서 대기했다.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호흡을 맞춘 김영권과 김민재는 각각 부상과 군사훈련으로 소집부터 제외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소 신선한 선발 명단을 꺼내들었다. 공격진에 오현규와 황희찬이 투톱 형태로 섰다. 이재성과 이강인이 측면에 위치했으며 황인범과 원두재가 중원을 지켰다. 수비라인은 이기제, 박지수, 정승현, 안현범이 위치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2001년생 동갑내기 오현규와 이강인의 선발 출전이 눈에 띄었다. 우측면 수비를 맡은 안현범은 A매치 데뷔전이었다. 반대쪽의 이기제와 함께 공격면에서 장점을 가진 선수들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른시간 실점을 허용했다. 페루는 대표팀 수비가 한쪽으로 몰린 상황을 이용했다. 파올로 게레로가 이 틈을 타 노마크 상황의 레이나에게 패스를 건넸고 그는 골망을 갈랐다.
선제 실점을 내줬으나 시간이 흐르며 분위기를 잡아간 대표팀이었다.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오현규가 단독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빗나갔다. 이어 이강인은 전반 유일의 절묘한 유효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후반에도 공세는 지속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투톱으로 뛰던 황희찬을 왼쪽 측면으로 돌렸다. 오현규는 또 한번의 찬스를 잡았으나 이번엔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17분 교체카드를 빼들었다. 오현규 대신 조규성을 넣었고 이재성을 빼며 홍현석에게 데뷔전 기회를 줬다. 이어 원두재가 빠지며 박용우도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대표팀은 이강인 조규성 등이 연이어 찬스를 잡았으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황희찬은 측면에 배치돼 전반보다 활발한 돌파를 선보였다.
경기 막판 대규모 교체가 이뤄졌다. 안현범, 이기제, 황희찬이 빠지고 황의조, 나상호, 박규현이 들어갔다. 수비 숫자를 줄이고 공격에 집중하려는 의도였다. 우측면 수비수 없이 다수가 공격에 임했다.
하지만 결국 골망을 흔드는데는 실패한 대표팀이다. 이강인이 대표팀에서 영향력을 과시한 것과 박지수가 왼쪽 센터백 자리에서도 경쟁력을 보인 것이 소득이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