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9일 청와대 수석회의에서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면 그것이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 그것이 항상 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일”이라며 “아무리 세금을 거둬도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고 기업이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날, 다소 혼란스러운 말 한마디를 덧붙였다. 2월 10일 여당 지도부와의 자리에서 박 대통령이 “한 번도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직접 한 적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것. 이는 당시 동석한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전한 말이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원 정책위의장은 곧바로 “경제 활성화가 우선이라는 대통령 말의 취지를 잘못 전했다”고 번복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앞서의 혼전은 박 대통령의 ‘증세불가론’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인 셈. 이는 그간 정부의 ‘우회증세’ 의혹과도 묘하게 오버랩된다.
이에 대해 <일요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으로 운영중인 국내 최초 펙트체킹시스템 ‘진실혹은거짓(poll.ilyo.co.kr)’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12일까지 약 한 달간 폴을 실시했다. 폴에는 네티즌 검증단 118명이 참여했다.
폴에 참여한 118명의 네티즌 검증단 중 86%에 해당하는 107명이 앞서 “증세는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거짓’이라고 판정했다. 압도적인 수치다. ‘진실’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4%에 해당하는 6명에 불과했으며, ‘거의 거짓’과 거의 진실‘이라고 답한 네티즌은 각각 3%와 1%에 불과했다. ’진실혹은거짓‘ 계기판은 거짓을 가리켰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