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P.S 구시렁] ‘상영금지’ 태클이 때론 호재

최근 근현대사의 커다란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제작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 이유는 높은 성공률입니다. 1천만 관객 신화를 달성한 <실미도>, 2003년 최고 흥행작 <살인의 추억>, 국민 드라마 <야인시대> 등 이런 소재가 성공으로 이어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가처분신청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다 보니 실존인물의 이해관계가 얽히기 마련이죠. 최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해 박지만씨가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런 예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경우 고 임화수씨의 유족들이 방송금지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한 바 있고 김동회옹 역시 내용증명을 보내 항의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실미도>의 경우 실미도 유가족모임이, <나비>는 육군 3사관학교 출신 및 현역 40명이 상영중지가처분신청을 낸 바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상영이 금지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처분신청이 기각되거나 중도에 취하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원은 몇몇 사례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근대사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명한 작품”이라는 이유와 “픽션이라는 점에서 다소 과장된 부분을 보는 이가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기각 사유로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박지만씨는 가처분 신청서를 통해 “실존인물을 재구성한 영상 표현물이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사실을 적시하면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통령이 일본가요를 즐겨들었다는 설정과 시해장면에서 박 전 대통령이 김재규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장면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제작사인 ‘강제규&명필름’은 법률적인 검토를 마친 상태라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상영이 금지될지 모르는 악재가 흥행 이벤트라는 호재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