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사업타이밍…‘스타 오너’ 그 이상
배용준의 키이스트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작은 사진은 피앙세인 박수진과 함께한 모습.
# 면세점 사업 진출 ‘속내’
배용준은 1일 자신이 1대 주주인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를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에는 인천 및 청주공항에서 시티면세점을 운영하는 시티플러스와 중국 온라인 쇼핑몰 판다코리아닷컴 등 8개 회사가 참여했다. 면세점 사업은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대기업들이 대거 뛰어든 자존심 대결의 무대라는 점에서 배용준의 도전은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번 사업 심사는 두 달 간 관세청을 통해 이뤄진다. 대기업에 2장, 중소·중견 기업에 1장의 티켓이 각각 할당된 가운데 배용준은 중소기업 부문에서 나머지 7개의 업체와 경쟁을 벌인다.
키이스트는 면세점 사업 진출과 관련해 “한류와 쇼핑을 접목해 대기업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며 “이미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회사부터 한류 마케팅의 강점을 가진 회사들이 모였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배용준은 일본과 중국 관광객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이 일본 한류를 시작한 상징적인 존재라는 점을 십분 활용하는 동시에 자사 소속 배우인 김수현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국 한류의 이점까지 적극 이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용준의 면세점 진출 소식으로 키이스트의 주가도 연일 상승곡선이다. 4000원대였던 주가는 5000원 중반 대까지 올랐다. 4월 재벌닷컴이 집계한 배용준의 주식가치는 1384억 원이지만 최근 호재 속에 그 가치도 치솟았다.
# 중국으로 눈 돌린 전략
배용준의 사업가적 면모는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2006년 일본 소프트뱅크코리아 등과 손잡고 키이스트(당시 BOF)를 코스닥에 등록했던 것을 시작으로 이후 일본에 별도 법인 키이스트재팬을 설립해 자신의 활동은 물론 자사 연예인들의 현지 진출을 도왔다. 이어 일본에 엔터테인먼트 전문채널 DATV를 세웠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최대 한류채널 KNTV를 인수하는 등 파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일본 한류가 주춤해진 지난해에는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난해 4월 키이스트는 중국의 강소위성TV와 오락프로그램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그해 2월 막을 내린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에 한류 열풍이 막 시작된 시기였다. 배용준의 발 빠른 전략은 계속됐다. 8월에는 중국 온라인 서비스기업인 소후닷컴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TV를 통한 콘텐츠 제작은 물론 그 유통망까지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배용준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다수의 스타 오너들이 자사 연예인 한두 명을 활용해 중국 한류의 특수를 누리려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다. 더욱이 그의 관심은 꼭 엔터테인먼트 관련 아이템에만 국한돼 있지도 않다. 화장품 사업 진출이 대표적인 예다. 올해 4월 키이스트는 판다코리아닷컴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배용준은 판다코리아닷컴의 2대 주주가 됐다. 이 회사는 이후 중국 현지의 최대 규모의 신용카드 회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의 한국 제품 판매권을 독점한 업체와도 단독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배용준은 자신이 론칭하는 화장품에 대한 중국의 확실한 판매망까지 손에 넣었다.
배용준의 자신감 있는 행보의 배경에는 김수현이라는 존재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별에서 온 그대> 신드롬에 힘입어 김수현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한류스타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에서 거둔 수익만 수백억 원에 이른다.
# 결혼 이후 행보 관심
배용준은 가을께 연기자 박수진과 결혼한다. 5월 중순 결혼계획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최근 진행하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은 결혼을 계기로 더욱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여느 톱스타와 비교해 배용준의 결혼은 당사자에게 상당한 특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팬들의 관심도가 집중돼 있다는 점도 주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배용준의 활동 변화에도 관심이 높다. 2007년 출연한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 이후 햇수로 8년째 연기 공백기를 보내고 있지만, 최근 행보를 고려할 때 ‘배우’보다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배용준 측은 연기 공백과 관련한 궁금증이 제기될 때마다 “잘 맞는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 출연한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벌이는 사업을 고려하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배용준이 키이스트의 1대 주주란 점은 또 다른 스타 오너들과 분명한 차이점”이라며 “면세점 사업 입찰을 따낼 경우 연기보다 관련 사업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