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부러져도 카메라 앞에선 빵끗
▲ KBS <뇌경색 방실이, 40일간의 병상기록>에서 병문안 온 김흥국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방실이. | ||
지난해 6월 뇌경색으로 쓰러진 가수 방실이. 방송을 통해 투병기가 공개된 뒤 많은 팬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는 그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필자는 얼마 전 인터뷰를 위해 그가 입원해 있는 분당의 한 병원을 찾았다.
꾸준한 재활훈련으로 건강을 많이 되찾았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지만 병실로 향하는 필자의 마음엔 행여 그가 인터뷰를 부담스러워하진 않을까하는 조심스러움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예상외로 그는 무척 밝은 모습으로 필자를 맞아주었는데 한눈에도 예전의 풍만한 몸매와는 거리가 먼 매우 핼쑥한 모습이었다. 살이 많이 빠져서 숨겨있던 미모가 드러나는 것 같다는 필자의 농담에 방실이는 “며칠을 먹지 않아도 이렇게 살 안 빠지는 환자는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환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평생 건강할 줄만 알았다던 자신의 예전 이야기로 시작해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나 다름없던 병명 판정을 받았던 이야기 등을 덤덤히 들려줬다.
날벼락 같은 이야기에 삶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는 이대로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매일같이 피나는 재활훈련을 했다고. 인터뷰 도중에 잠시 병실에 들른 담당의사는 그의 회복세를 기적이라 표현했다. 실제 그는 한때 호흡곤란과 마비 증세를 일으키던 환자답지 않게, 여전히 조금은 불편해보였지만 일상대화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을 되찾은 상황이었다.
또한 그는 이날 휠체어에서 일어나 사고 이후 처음으로 일어서서 하는 인터뷰에 성공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하며 재밌는 점이 눈에 띄었다. 다른 환자들과는 다르게 방실이의 환자복이 유독 화려했던 것. 파란색 혹은 초록색 글씨가 새겨진 일반 환자복과는 다르게 그녀의 환자복은 알록달록 무늬가 새겨져있었다.
따로 제작한 것이냐고 묻자 그의 보호자인 친동생은 “인터뷰를 위해 전날 미리 (병원)본원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전날부터 누나가 많은 준비를 했단 말과 함께. 또한 “누나가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니 연예인은 연예인”이라며 “그렇게 힘들어하던 재활훈련을 카메라가 돌면 신기하게도 웃으며 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 멋진 인터뷰 매너를 보인 노홍철. | ||
얼마 전 노인폭행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배우 최민수.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내가 내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차라리 죽는 게 편하다” 등의 최민수 어록을 다시 한 번 거침없이 쏟아낸 바 있다.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이맘쯤에도 그는 병상에 누워 또 하나의 최민수 어록을 만들어낸 바 있다. “나를 아프게 해준 고통에 감사하다”가 바로 그것.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떠나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당시 하반신 마비가 올 수도 있었던 매우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상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귀국 후 그가 입원 중인 병원으로 필자를 비롯한 수많은 매체가 찾아갔지만 몇몇 기자들만 그와 인터뷰를 성공했을 뿐 그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었다. 자신의 아픈 모습이 동정심으로 회자될까봐 영상취재를 일절 거부했던 것. 다만 자신을 이렇게 아프게 해준 고통에 감사하다며 걱정하지 말라는 자신의 심정만 간략하게 전한 바 있다. 그의 인터뷰는 역대 병상인터뷰 사상 가장 굵고 짧은 터프한 내용으로 기록될 정도였다.
최민수의 터프함에 반해 얼마 전 피습사건으로 충격을 주었던 노홍철은 병상에서 가장 밝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한 스타다. 정신질환자의 피습으로 갈비뼈가 부러지고 귀가 찢어지는 중상을 입은 그는 병상에서 아픈 와중에도 모든 매체와의 인터뷰에 일일이 밝은 모습으로 응해 취재진들을 놀라게 했다.
충격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특유의 적극적인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하는 그의 모습에 오히려 취재진들이 저래도 괜찮을까싶어 걱정을 했을 정도다. 당시 그는 극심한 통증에도 누워서 인터뷰를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며 힘겹게 일어나 인터뷰에 응하는 등 멋진 인터뷰 매너를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인터뷰 내내 연신 죄송하다며 시청자들에게 되레 사과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가해자의 처벌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재차 반복하기도 해 취재진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아참 그가 병상에서 주변의 동료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들이 재밌다. “A-yo 형님! 괜찮아요!” “걱정하지마세요! 나는야 럭키가이!” “괜찮아요! 뿅!” “A-yo! 톱스타의 상징! 테러! 뿅” 등등. 다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대략난감했을 것이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