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영화제 자체는 매년 발전하는 데 반해 부산을 찾는 영화팬들의 표정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해운대를 중심으로 한 부산 일대가 너무 지나친 상술로 영화팬들의 주머니를 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은 수많은 영화팬들이 숙소로 활용하는 해운대 일대 모텔촌 숙박비입니다. 개막식부터 토요일 사이 절정기에는 대부분이 10만 원 이상을 받아 평균가가 12만 원에 이를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한 영화관계자는 비교적 저렴한 숙박비를 내고 모텔을 잡았는데 그곳 역시 인근 모텔 업주들의 항의로 다시 가격을 올렸다는 얘기를 전해줬습니다. 이런 이유로 광안리 등으로 숙소를 잡는 영화팬들도 많았지만 광안리 모텔들도 해운대만큼은 아니지만 가격이 올랐습니다.
문제는 일부 택시에서도 발견됩니다. 타지에서 온 영화팬들이 부산 지리를 잘 모르는 탓에 일부 택시 기사가 바가지요금을 받아 영화팬들을 인상 쓰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숙박비를 줄이려 광안리에 숙소를 잡은 영화팬들 가운데 일부는 택시비 바가지로 더 많은 돈을 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기자 역시 광안리에서 하룻밤을 묵었는데 해운대에서 광안리로 이동하는 길이 갈 때와 올 때가 다르고 요금도 2000원 이상 차이가 나 의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해운대 일대는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이 휴가철에 이은 또 한번의 대목입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대목을 놓칠 수 없겠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영화팬들의 발길이 끊어질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