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묻히고 브레이크 없는 폭로만…
# ‘거짓 모성애’ 논란
반면 신은경은 “8년 동안 두 번 만났다는 얘긴 사실과 다르다”며 “결코 자주 만났다고 말할 순 없지만 계절이 바뀔 때, 연말, 그리고 여력이 닿을 때마다 만났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 정황을 객관적으로 볼 때 신은경은 적어도 지난 8년 동안 두 번 이상은 아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신은경은 지난 2013년 4월 11일 아들과 놀이동산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적어도 이는 전 시어머니가 주장한 두 번에는 포함되지 않는 만남이다.
지난 5년 동안 단 한 번도 신은경이 아이를 안 만났다는 활동보조사의 주장은 전 시어머니와 전 남편 지인 등의 얘기와도 상반된다. 신은경 전 시어머니가 밝힌 8년 동안의 두 번 만남 가운데 한 번의 시점이 2~3년 전이기 때문이다. 또 전 남편의 지인은 신은경이 <힐링캠프> 출연 직전에 아들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 역시 2012년 초로 최근 5년 내의 일이다.
문제는 8년 동안 2번이라는 횟수가 아니다. 그보다 몇 번 더 아이를 만났다고 해도 신은경의 모성애 논란이 극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은경의 한 측근 역시 “8년 동안 100번을 만났다고 할지라도 할 말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8년에 두 번 만났다는 얘긴 다소 과한 부분이 있어 안타까운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 남편 빚 논란
오랜 기간 신은경의 이미지에는 두 가지 키워드가 존재했다. ‘아픈 아이를 둔 엄마’라는 부분과 ‘전 남편이 남긴 빚을 갚느라 고생하는 이혼녀’라는 점이다. 그런데 모성애를 둘러싼 논란에 이어 남편 빚을 갚고 있다는 부분 역시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SBS 드라마 <불량커플> 스틸컷. 신은경은 총 40회 출연 계약을 맺어 6억 4000만 원을 받았지만 실제 16부작으로 제작돼 미리 받은 출연료가 채무로 남아 문제가 됐다.
우선 문제의 전 남편 빚은 신은경이 아닌 전 남편의 친구가 대신 갚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부분에 대해선 양측 모두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이들이 부부이던 시절에 DSP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은 드라마 출연료다. 당시 신은경은 회당 1600만 원으로 40회 출연 계약을 맺어 6억 4000만 원을 받았고 실제 DSP에서 제작한 16부작 드라마 <불량커플>에 출연했다. 문제는 더 이상 DSP 제작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으면서 미리 받은 24회 출연료 3억 8500만 원이 채무가 된 부분이다. 신은경 측은 이자가 붙어 5억여 원의 채무가 됐으며 이 가운데 3억여 원은 변제했으며 이제 2억여 원이 남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시 누가 6억 4000만 원을 받았느냐다. 신은경 측은 당시 남편이자 소속사 대표이던 전 남편이 그 돈을 가져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정확히는 전 남편의 빚이 아닌 신은경의 빚이지만 그 돈을 실제 사용한 사람이 전 남편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에서 전 남편의 빚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당시 상황을 잘 안다는 팬텀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 “분명히 드라마 관련해 돈을 받은 건 신은경이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신은경의 빚이 이것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전 소속사인 런엔터테인먼트의 고송아 대표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은경이 진 채무 금액은 총 16억여 원”이라며 “직접 채권자들을 만나 이자를 깎아달라고 부탁했고 소속사가 신은경의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일을 4년 동안이나 반복했다. 결국 소속사에서 갚아준 신은경 채무만 10억 200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신은경 역시 이런 얘길 직접 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SBS <힐링캠프>에 출연했을 당시 신은경은 빚과 관련된 이경규의 질문에 “전 남편 것도 있고 내 것도 있다”며 “나는 아역 배우 시절부터 집안의 가장이었다. 생활은 해야 하고 돈을 벌 사람은 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빚이 생겼다. 전 남편의 빚과 가족의 빚 때문에 출연료가 가압류됐지만 가족들을 굶길 수는 없기에 내 빚까지 지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신은경을 힘겹게 한 채무에는 전 남편의 빚뿐만 아니라 가족의 빚과 본인의 빚도 포함돼 있었고 본인은 분명 그렇게 얘기했었다. 그렇지만 매스컴은 ‘전 남편의 빚’에 집중했고 그러는 사이 신은경의 이미지가 ‘전 남편의 빚을 갚느라 힘겨운 여성’이 됐다. 본인이 의도했건 아니건 이런 이미지의 남용이 결국 신은경에게 부메랑이 됐다.
# 전 소속사와의 분쟁
사실 시작은 전 소속사와의 분쟁이었다. 전 소속사인 런은 신은경을 상대로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는 취지의 형사고소와 함께 2억 4000여만 원의 정산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민사소송을 수원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신은경 측 역시 이에 맞고소했다.
런의 고송아 대표는 “신은경이 소속돼 있던 4년 6개월 동안 2억 4000여만 원의 정산금 채무를 졌음에도 이를 갚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며 신은경의 법률대리인인 이대복 변호사는 “런 측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세무사에게 정산을 맡긴 결과 오히려 신은경이 3억 원을 받아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입장이다.
사실 이 부분은 재판을 통해 시시비비가 가려질 부분이라 커다란 논란의 여지는 없다. 다만 민사소송의 경우 판결까지 상당히 오랜 시일이 걸린다.
# 1억 하와이 여행 논란
신은경 논란의 초반부를 뜨겁게 달군 부분이 바로 1억 초호화 하와이 여행 논란이다. 당시 런 측은 신은경이 ‘전 소속사로부터 생계비만 겨우 지급받았다’는 신은경 측의 주장을 반박하며 여러 차례 호화 해외여행을 다녔다고 밝혔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증빙서류까지 갖추고 있다며 1억 원을 쓴 2013년 하와이 여행 영수증을 증거로 첨부했다
이에 대해 신은경은 “(연이은 드라마 촬영으로) 힘들다고 했더니 고 대표가 며칠 휴가 다녀오라고 했다”며 “확인 결과 여행사에 지출한 금액은 5000만 원이며 고 대표가 내게 직접 환전해서 준 현금이 1300만 원이었다”고 밝혔다. 여행 경비가 많이 든 까닭에 대해선 일행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우선 여행 경비가 1억여 원과 6300만 원으로 큰 차이가 있지만 더 크게 엇갈리는 주장은 여행을 떠난 까닭이다. 신은경은 휴식 차원에서 고 대표가 권했다는 입장인 데 반해 고 대표는 “회사의 위기 속에서 1억 원을 급하게 마련해 정말 힘겹게 보내준 여행”이라며 “그게 제 권유로 갔다는 거로 둔갑한 건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이 외에도 억대 쇼핑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졌다. 전 남편의 지인들을 비롯해 전전 소속사 대표와 전전 매니저 등이 각종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은경과 관련해 얘기했다. 전 스타일리스트, 아들의 활동보조사, 억대 쇼핑 논란과 관련된 전직 백화점 직원 등도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신은경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은 점차 가열되고 있는 분위기다. 말 그대로 브레이크가 없는 폭주기관차 같다.
이런 와중에 단 한 사람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렇다고 신은경을 두둔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논란이 제발 그만 됐으면 한다’고 밝힌 전 남편이다. 전 남편은 전혀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있다. 대신 최측근 인사가 대신 입장을 전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순을 앞둔 노모와 아이를 위해서라도 소모적인 다툼을 벌이지 않았으면 한다”며 “신은경은 물오른 연기력으로 칭찬받고 있었던 상황 아닌가. 괜한 화를 부르면 안된다”고 밝힌 것.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언젠가 신은경이 아이의 양육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양육을 담당하는 전 시어머니는 곧 아흔을 바라보는 노령이다. 신은경 역시 “엄마인 내가 당연히 키워야 하고 내 자식이니 내 품으로 오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 가족사에 대한 과도한 관심은 이 정도에서 그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신은경이 엄마의 자리로 되돌아가 양육을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최소한의 자리는 지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