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선견지명 무시하더니…’
현 정부는 사드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해 2월 유 의원이 원내대표 당선 뒤 사드 배치를 당론화했을 때에도 청와대와 친박계는 강력하게 반발했고, 유 의원이 밉보이기 시작한 것도 ‘사드 고집’에서부터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유 의원이 지난해 3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는 북핵 공격을 어떻게 막아낼 국가 생존 문제다. 치열하게 토론하는 것이 우리의 책무이고 정책의총을 개최해 끝장토론하자”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친박계인 이정현 최고위원과 당시 청와대 정무특보였던 윤상현 의원 등은 “왜 안보 문제를 당 의총에서 논의하느냐”면서 극렬 반발했다. 당시 김무성 대표도 유 의원의 개인 주장이라며 청와대 편을 들기도 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미국 군부는 “한국과 공조해 사드를 포함한 미사일방어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승낙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사드는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의 미사일까지 억제할 수 있어 이들 국가가 극렬 반대하는 부분이다. 한반도 안보와 대중국 관계 속에서 정부가 다시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게다가 사드 도입을 결정하게 되면 유 의원의 선견을 인정하는 꼴이 돼 친박계도 마뜩찮아 할 수 있다. 대신 여권 내에서도 우리나라의 핵무장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평화의 핵’을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의 핵무장은 미국이 반대한다. 유 의원은 2014년 11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본 의원이 국방장관과 외교장관을 상대로 질의한 핵심 결론은 하나, 북의 핵미사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사드 도입은 반드시 하루 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 주한미군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방예산으로 도입해야 한다. 하나, 우리 외교는 사드 도입에 반대하는 중국 러시아 등을 설득해내야 한다. 저는 이 결론에 따라 북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한 우리의 국가전략에 근본적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무총리, 국방부, 외교부는 대통령께 사드 도입을 건의해야 한다.”
이정필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