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0만9000대 인증 조작 드러나···소비자 피해 ‘눈덩이’ 우려
“폭스바겐 32종 인증취소 판매정지” 평택항 자유무역지역 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형 주차장에 수입차량 수천여 대가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일요신문] 폭스바겐의 32개 차종 80개 모델 8만3000대가 인증취소·판매정지를 당했다.
환경부는 2일 아우디폭스바겐이 위조서류로 불법인증을 받은 32개 차종 80개 모델 8만3000대를 인증취소·판매정지 처분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은 배출가스 성적서를 위조한 24개 차종 47개 모델에만 178억원을 부과했다. 이는 폭스바겐이 과징금을 줄이기 위해 공판직전에 자발적 판매중지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증 취소된 차량 중 골프 GTD BMT 등 27개 차종 66개 모델은 최근까지 판매됐고, 아우디 A6 3.0 TDI 콰트로 등 나머지 5개 차종 14개 모델은 판매가 중단됐다.
인증 취소 항목은 배출가스 성적서 위조가 24개 차종, 소음 성적서 위조가 9종, 배출가스와 소음 성적서 중복 위조가 1종이다. 자동차 엔진별로는 경유차 18개 차종 29개 모델(유로6 16개 차종, 유로5 2개 차종)이며, 휘발유차 14차종 51개 모델이다.
이번 서류 위조에 따른 인증취소 8만3000대와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에 따른 인증취소 12만6000대를 합하면, 폭스바겐이 2007년부터 국내에 판매한 30만7000대의 68%에 해당하는 20만9000대가 인증취소 차량으로 10대 중 7대꼴이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월 폭스바겐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검찰에 형사고발했고, 검찰이 당시 폭스바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인증서류 위조사실을 발견했다.
당시 폭스바겐 측은 인증서류가 수정된 것일 뿐 인증취소 등의 문제 사안이 아니라고 해명해 비난을 받으면서도 일부 문제 차종을 자진 판매 중지해 과징금 축소 꼼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에 인증취소와 별도로 배출가스 성적서를 위조한 24개 차종 47개 모델 5만7000대에 대해 17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측이 인증취소된 차량에 대해 인증을 다시 신청할 경우에는 서류검토 뿐만 아니라 실제 실험을 포함한 확인검사와 독일 폭스바겐 본사 검증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도 “기존 아우디폭스바겐 차량 소유자는 이번 인증 취소와는 무관하다. 차량을 소유하거나 매매하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10대 중 7대꼴로 인증조작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에 한국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출처=폭스바겐 홈페이지
하지만 소비자 간에 폭스바겐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시장 철수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번 환경부의 행정처분으로 재인증까지 최소 2~3개월간 폭스바겐은 해당 모델을 판매할 수 없다.
또한, 이로 인한 딜러사의 경영손실 우려로 딜러사와 전시장 등이 집단 퇴출이나 이탈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이를 둘러싼 소비자들의 고심은 늘어날 전망이다.
당장 A/S문제와 중고차 시세 하락을 걱정하면서도 폭스바겐 등과의 소송을 위한 정신적 금전적 손해와 피로감에 대한 우려가 더 깊다는 지적이다.
차량 소유 피해자는 “정부가 나서 소송을 중재해야만 해외대기업들의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호갱’식 경영과 책임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폭스바겐 “고객 딜러사 등 신뢰회복에 만전 기울일 것” 홈페이지에 사과문 올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일 환경부가 국내에서 판매된 당사 차량 가운데 32개 차종 80개 모델 8만3천대의 인증 취소를 확정하자 홈페이지에 “가장 엄격한 처분을 내린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환경부와 이 사태를 가능한 한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협조하고, 고객분들과 딜러, 협력사들과의 신뢰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폭스바겐은 정부의 지적사항 조치 후 다시 인증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환경부의 행정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