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아이디어 공모전으로 마을 미래상 담은 10작품 선정, 책자 제작 후 건축교실 운영
[부산=일요신문] 송희숙 기자 = 부산 사하구청(구청장 이경훈) 민원실에 지난 6일부터 괴정2동 까치마을의 미래상을 디자인한 대학생들의 건축모형 10작품이 전시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
괴정동과 아미동의 경계에 위치한 까치마을은 일제 강점기 화장장이 설치되면서 위령제가 자주 열려 음식찌꺼기를 까치먹이로 제공한데서 마을 이름이 유래됐다.
부산의 산복마을 대부분이 그렇듯 사람들이 떠나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전시회는 까치마을주민협의회가 주민공동체와 마을을 되살리기 위해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축아이디어 공모전 ‘까치고개마을의 재탄생’ 수상작 10점으로 마련했다. 부산은 물론 수도권, 충청도, 제주도 등에서 대학생들이 33작품을 출품했고 최종적으로 10작품이 선정됐다.
최우수상을 받은 ‘이야기가 있는 풍경(신라대)’은 옹벽이야기, 갤러리이야기, 전망대이야기라는 3가지 섹터로 나눠 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풀어가는 공간으로 꾸며 최고 점수를 받았다.
까치마을주민협의회는 공모전 수상작들을 구청 민원실(2.6∼2.17), 괴정2동 주민센터(2.20.∼3.3)에서 전시회를 가진 후 책자로 제작해 마을사업을 진행할 때 아이디어로 활용하고 수상자들과 함께 청소년 대상 건축체험교실 운영도 구상 중이다.
까치마을주민협의회는 작은도서관, 경로당을 갖춘 주민커뮤니티시설인 까치마을 행복센터가 2010년 설립되면서 결성했고 현재 15명의 주민들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마을 환경정비, 방범활동, 옥상텃밭 가꾸기, 공예 프로그램 운영 등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번 건축아이디어 공모전은 마을의 미래상을 그려낸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회원들의 평균 연령이 60대이고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고 있기에 시간적인 여유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마을을 살리겠다는 생각으로 마을대학 개설, 평생학습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주민들을 모으고 아이디어도 공유하고 있다.
갈수록 늘어나는 빈집이나 빈터를 주민들의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 소유주를 찾아내고 동의를 받는 것은 물론 갈수록 치솟는 지가나 집값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산복마을들과 마찬가지로 까치마을 역시 이런 고민들을 안고 있다.
까치마을 주민협의회 이형부(67) 회장은 “낙후된 마을을 도시재생으로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드는 게 주민들의 가장 큰 목표이자 바람”이라며 “숙제들이 많지만 주민들이 힘을 합한다면 제2의 감천문화마을의 탄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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