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조선업 하청노동자를 대변하는 기구가 없어 조선업 약자로 전락한 근로자들을 위한 이번 노동조합 창립은 거제·통영·고성지역 하청노동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하청지회 출범의 의미와 전망’이란 주제로 발제자로 나선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하청지회가 지난 5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공식 출범했다. 현재는 조합원 34명의 작은 노동조합이지만, 하청지회 창립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정규직 노동자와 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로 연대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월 정기적 회의를 통해 하청지회의 활동과 방향을 공유·토론해 노동조합 활동을 활성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청지회는 오는 9월 30일까지 조합원 100명으로 확대하고, 내년까지 조합원을1000명 이상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조합원이 1000명 이상 넘으면 원청 조선소, 지방정부, 고용노동부와 맞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싸울 수 있다”고 조직확대를 강조했다.
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성갑 거제시의원은 “1997년 IMF도 비켜간 거제지역에는 조선소 유니폼만 입어도 노동자들이 우대를 받았던 시절이 있었으나, 조선경기 장기 침체로 인해 지금은 소외받는 처지가 됐다”며 “하청지회와 지역정가, 시의회, 원청 조선소 등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으로 지난해 연말에 퇴직했다’고 말문을 연 더불어민주당 한기수 부의장은 “하청지회 활동을 위한 합법적인 공간을 마련하고, 시민사회단체, 정치권등과 적극적인 교감을 가져야 한다”며 “100~200년 가는 탄탄한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 장기적인 교육제도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좋은 벗 박기련 대표는 “조선산업의 발전은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희생하고 헌신했기에 가능했다. 따라서 조선산업은 권리를 갖는 주주만의 기업이 아니라 흥망성쇠를 함께 한 노동자와 지역사회의 공유물”이라면서 “‘사업장’이 아닌 ‘지역’으로 하청지회 활동기반이 확대돼야 한다”고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마지막 토론자 김동성 하청노조지회장은 “이제 조선소 하청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입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생겼다”며 “비록 조합원 34명의 작은 노동조합으로 출발하지만, 열심히 투쟁하고 조합원을 확대해서 대량해고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하청노동자들의 희망이 되고자 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토론에 참석한 노동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합창하며 앞으로 하청노조지회가 노동자들의 권익을 잘 대변해주는 단체로 거듭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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