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위해 불가피” 주장에 “상수원 아닌데…사업 반대용” 반발
-시민단체 “수질 개선 효과 감감무소식” vs 전북도 “시기상조다. 더 기다리자”
새만금 방조제 전경
[일요신문] 이경재 기자 = 새만금호에 바닷물(해수)을 유통시키는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전북녹색연합 등 전북 지역 환경단체는 최근 토론회를 열고 새만금 해수유통의 불가피성을 다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 새만금호의 수질 문제가 있다. 지난 15년간 2조원 이상의 돈을 쏟아 부었는데도 수질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종적으로 해수를 유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환경시민단체들은 ‘수질개선 소식이 감감 무소식이다’며 해수유통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전북도는 ‘시기상조다. 더 기다려보자’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새만금호에는 2곳의 배수갑문을 통해 서해 바닷물이 드나들고 있으나 2020년부터는 해수유통이 차단돼 완전 담수화가 실시된다. 논란은 정부와 전북도가 내놓은 수질개선에 대한 비관적 전망에서 비롯된다. 지난 2011년 3월 국무총리실이 확정한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에 따르면 새만금 내 목표수질은 도시용지는 ‘심미적 친수(親水)활동이 가능’한 3급수, 농업용지는 4급수이다. 새만금 개발지역 면적의 30%인 농업용지(상류)의 기준수질은 4급, 개발지구의 70%인 관광·도시용지구간(중·하류)의 수질은 3급으로 확정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국비와 지방비 등 2조 8900억 원이 그때부터 투입되고 있다. 이 기간 상류는 가축분뇨 제거와 유지용수 확보를, 하류는 유입수 관리와 인처리시설 설치를, 새만금 바깥 바다 6곳에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수질개선을 위해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조 4000억원의 혈세를 쏟아 부었다.
문제는 이러고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30일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회가 새만금호 현지 조사를 통해 수질을 분석한 결과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10㎎/L 이하인 5등급(나쁨)으로 나타났다. 새만금호의 13개 수질측정지점 가운데 새만금호 중간 수역의 6개 지점은 6급수 이하다. COD 기준 수질은 2000년 만경강 3.4ppm, 동진강 1.7ppm이었으나 2010년 만경강 5.6ppm, 동진강 6.1ppm로 악화됐다. 그리고 2015년 만경강 10.9ppm 동진강 11.1ppm으로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27개 시민단체는 전북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호 목표 수질 달성은 불가능하다. 새만금 담수호의 해수유통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면서 “새만금 플랜B(해수유통 타당성검토)를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막대한 혈세를 쏟아 부었지만 새만금호 일부 구간의 수질이 5급수 수준인 만큼 해수유통만이 새만금 수질관리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게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새만금방조제 전경 <전북도 항공 촬영>
반면에 전북도는 ‘시기상조’라며 해수유통론에 반대하고 있다. 도는 “상류 하천의 수질이 개선되고 있고 호수 내 정비사업도 추진되고 있는 만큼 수질개선만으로 농업용지 4등급, 도시용지 3등급의 수질을 확보할 수 있다”며 “시간을 갖고 더 기다려 달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해수유통 논란은 2006년 끝난 정부와 환경단체 간 소송에서 이미 결론이 난 사항인데 환경단체 또 다시 이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나아가 새만금호는 상수원으로 사용할 계획도 없는데 상수원 보호구역 수준인 3급수 수질을 목표로 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높은 수질을 요구하고 있다는 논리다. 새만금의 수질 목표는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의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팔당댐 수준인 3급수 수질을 목표로 해수를 유통시키는 것은 새만금사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다”며 “정부의 당초 계획대로 새만금 수질은 특정 급수를 정하지 않고 관광·레저가 가능한 수준으로 설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나 전북도가 해수유통을 선언해도 문제는 남는다. 당장 방수제 관리수역(현 -1.5m) 높이를 현재보다 2.5m 이상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기존 매립토가 부족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5억㎥ 이상의 매립토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추가예산과 사업 지연 요인이 발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다. 안정적 농업용수 공급 방안 마련도 선행돼야 한다. 현재 새만금 농업용지는 89.7㎢다. 새만금 MP에서 밝힌 농생명용지 조성에 따른 용수 공급량은 연간 1억 4396만㎥에 달한다. 현재는 새만금 담수호에서 전량 공급받는 것으로 계획됐지만 해수유통이 현실화될 경우 안정적 용수 공급은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대해 전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새만금 사업은 당초 100% 농업용지 개발에서 농업용지 30%, 도시용지 70%로 개발계획이 완전히 변경됐다. 당초 새만금호 담수화 결정은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는 농업용지가 대폭 축소됐으며, 농업용지 안에 도시용지, 연구단지, 원예단지, 수목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용수사용량 또한 크게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농업용수 공급은 만경, 동진강 하류에 취수용 보를 설치하면 얼마든지 확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전북녹색연합 등 전북 지역 환경단체는 15일 전북도의회와 공동으로 ‘새만금 물막이 10년 평가와 전환을 위한 2차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오창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새만금 수질은 5~6등급에 달하는 수준이고, 국립환경과학원의 2020년 수질 예측을 보아도 수질 개선은 실현하기 어렵다”면서 해수유통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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