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한국당 전혀 다른 집단…‘샤이 찬성표’ 적지 않다”
국민의당 내 ‘통합파’로 분류되는 김관영 의원은 1일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의 개혁연대를 통한 ‘국가대개혁’을 구상하고 있다”며 통합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은숙 기자
─통합파보다 반대파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의당은 국회의원이 전부가 아니다.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들 중에는 반대파가 많지만, 그 외에는 그렇지 않다. 당 의사결정은 최고위원회, 당무위원회, 전당대회 순서로 이뤄지며 지역위원장도 있는데 반대파 당 소속 의원들만으로 당의 모든 목소리를 대변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11월 21일 의원총회에서 반대표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의견수렴을 통해서 (구당초를 비롯한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
─통합을 해야만 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 달라.
“근본적으로는 당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중도세력 결집을 통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수권정당 기틀을 다지기 위해 인재를 모아야 하고, 인재를 모으기 위해 바른정당의 통합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중도세력을 결집시키고 야당으로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을 대신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건강한 견제세력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통합만 주장하고 있다. 통합 뒤 구체적 구상은 하고 있나.
“바른정당과 중도통합을 한 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같이 개혁연대를 해야 한다.”
─민주당을 탈당해 만들어진 국민의당이 다시 민주당과 합당한다는 것인가.
“아니다.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하자는 것이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통해 중도세력 세를 늘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 것이다. 이후 원내 과반이 안 되는 민주당과의 개혁연대를 통한 국가대개혁을 이루는 구상이다.”
김관영 의원은 정치적 정체성이 가까운 더불어민주당보다는 바른정당을 선택했다. 그는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완전히 다른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박은숙 기자
“지금 우리 당은 캐스팅보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민주당이 합리적인 개혁 법안을 낸다면 우리가 나라를 위해 협력할 수도 있다. 잘한 것에는 박수쳐주고, 못한 것에는 견제하는 것이다.”
─지금은 협력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말로 해석된다.
“그렇지 않다. 지금도 협력하고 견제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정책연대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달라.”
─왜 하필 바른정당인가.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이 발의한 ‘최순실법’에도 반대하고 있다.
“(최순실법처럼 이견이 많은 법안에 대해선) 많이 공조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대화를 통해 많은 차이를 좁혀나갈 수 있고, 수권세력으로 굳건히 공조해야 한다는 목표 아래에서 그 정도의 차이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세력 확장을 위해선 바른정당보다 민주당이 정치적 정체성에서도 가깝고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민주당과 합당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총선 민의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당은 총선을 통해 탄생한 당이다. 3당의 역할을 굳건히 하라는 국민들의 지시를 받은 당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20대 국회의원, 4년간 우리는 이 역할을 온전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양 날개’라는 국민의당 강령에 따라 개혁적 보수세력이라고 불리는 바른정당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통합을 논의하겠다던 지난번 의총은 고성이 난무했고 결론 하나 내리지 못했다.
“우리 정당의 존립 근거는 당의 주인인 당원이다. 당원들이 통합을 원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방향을 정해서 통합논의를 더 하거나 중단할지 정해야 한다. 빨리 전 당원 투표를 통해 가르마를 타고 가닥을 잡아야 한다.”
─최악의 경우 반대파 의원들이 탈당할 수도 있다.
“탈당이 일어나면 통합을 빨리 중단해야 한다. 그런 경우가 일어나선 안 된다. 하지만 통합과 관련된 ‘샤이 찬성표’ 역시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반대파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파가 과반수일 경우에도 통합을 추진할 것인가.
“과반수 의원을 넘어 절대다수 의원들이 반대한다면 통합 논의는 중단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당의 활로와 관해서는 정책연대 등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의 양당 공조와 관련된 논의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바른정당의 전신은 ‘국정농단 공범’ 비난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이다.
“바른정당이 과거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의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정당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했던 사람들이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자유한국당과는 다른 정당이다.”
김관영 의원은 ‘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설에는 선을 그었다. 박은숙 기자
─반대파 의원들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을 한 뒤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으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한다.
“단언컨대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통합을 한다고 해도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는 불가능하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엄연히 다른 정치세력이기 때문이다. 단순 의원 숫자만 봐도 국민의당이 바른정당보다 4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논의는 꺼낼 수 있는 이슈가 되지 못할 것이다. 우리 당이 보다 자신감을 갖고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른정당과 다른 정치적 견해와 정체성,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바른정당 역시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3단계 통합론’에 대해선 절대로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야 한다. 만약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이 통합 논의는 더이상 지속할 수 없고 통합을 해서도 안 된다. 이밖에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이것이 통합 논의의 기본 전제다.”
─한 반대파 의원은 ‘그렇게 통합하고 싶으면 탈당해서 하라’며 강경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통합 논의와 관련해 당 대표에 대한 격한 발언이 나오는 것도 충분히 이해는 되고 건강한 정당에서 당의 미래와 관련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 자체도 큰 문제는 아니다. 단, 통합 관련 논란이 지속되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통합의 시너지는 반감될 것이다. 지금의 논의에 대해 가부 간의 결단을 내리는 것을 좀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