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 인수계획을 밝히고 있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국내 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민여론과 노동조합, 채권단의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김정규 회장은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된다면 그동안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금호타이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타이어뱅크가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가동률을 높이고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가동률을 높여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며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회장은 “타이어뱅크가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일자리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유출을 막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 후에는 세계 5위 안에 드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노조 역시 생산성 개선에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김정규 회장은 지난 1991년 타이어뱅크를 설립해 국내 최초로 타이어 유통전문점 시대를 연 인물이다.
타이어뱅크는 ‘타이어가 신발보다 싸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에서 현재 4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5년부터는 3년 동안 KBO 프로야구리그 타이틀 스폰서를 맡아 210억 원을 후원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능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산업은행과 중국 더블스타가 앞서 합의한 금호타이어 인수금액은 6463억 원이다. 하지만 타이어뱅크는 지난 2016년 기준 매출은 3729억 원, 영업이익 664억 원, 당기순이익 272억 원에 불과했다. 총자산 역시 3639억 원이며 현금성 자산은 191억 원에 그친다.
금호타이어의 중국법인 정상화를 위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 7500억 원을 어떻게 조성할지도 미지수다.
이에 일부에서는 불발될 게 뻔한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어, 이름값을 높이려는 김 회장의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