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 두통’ 내막

구도·인물·이슈 모두 불안

민주당에서도 ‘지방선거 비관론’이 솔솔 나오고 있다. 먼저 선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구도에서 민주당은 태생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부 지역에서 친박 계열의 후보들과 충돌이 있겠지만 대부분 단일 후보가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야당은 최소한 4~5개의 정파후보들이 난립하고 있기 때문에 단일화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이다. 현재 민주당과 민노당, 시민단체 등이 중심이 된 ‘5+4’ 회의체에서 야권 후보단일화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는 이루었지만 그 과정은 대단히 지난할 전망이다. 소수 정파일수록 지방선거를 통해 그 존재감을 인정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야당의 ‘큰형님’인 민주당이 ‘동생’들에게 얼마나 양보를 해 줄지가 관건이다. 또한 각 지역의 고유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단일화의 대원칙이 풀뿌리까지 깊숙하게 스며들어 작동할지도 미지수다.

구도 다음으로 중요한 이슈에서도 민주당에게 별로 유리할 게 없다. 세종시의 경우 의외로 보이지 않는 여론층이 민주당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여론조사에 잘 응하지 않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경우 의외로 수정안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높고, 그것이 세종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지방선거에서 표심으로 이어질 경우 민주당 후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 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진행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정국도 민주당에게는 칼의 양날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그의 서거와 지방선거를 연결시키는 데 반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국민들에게도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와 인간적 매력을 분명하게 구별하는 혜안이 생겼기 때문에 지방선거에서도 ‘노풍’이 지난해처럼 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물(후보)이라는 요소가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야당 후보들이 한나라당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당 후보들은 대부분 공직 경험이 있거나 법조계 출신의 ‘공신력’ 있는 인물들인 것에 비해 야당은 시민단체 등 재야에서 온 사람들도 많아 민주화 이후의 ‘선진화 시대’에 맞지 않다는 내부 분석도 있다.

성기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