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교장도 한통속…재단 못믿는다” 학부모들 비난 여전
이천의 사학재단 A 고교의 학부모들이 교장과 재단을 성토하며 시위하는 모습.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실은 총 16건의 제보 중 학교장 복무위반사항에 대해 감사를 우선 진행하고 학교장이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사실을 확인하고, 나머지 15건의 제보에 대해서는 올해 2월까지 실지감사를 진행했다. 감사결과, 행정실 직원에게 학교장 개인소유차량을 운전, 관리하도록 부당한 업무를 지시하고 학교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학교물품인 에어컨을 본인 자택으로 가져가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근무시간 중 강원도에 위치한 골프장과 이천 시내에 위치한 미용실, 피부숍, 정형외과, 마트 등을 수시로 출입하는 등 총 211회에 걸쳐 복무규정을 위반했고 교사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등 교육과정을 부적정하게 운영한 사실과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교육청은 학교장이 의도적으로 행정실 직원명의의 통장을 개설해 불법적인 자금을 운용한 사실에 대한 금융거래 내역 확인과 횡령의혹과 관련된 관계자 진술 및 자료 확보를 위해 경찰 수사를 의뢰 하고 지난 5월 25일 감사결과를 통보했다. 감사결과 (학교장외 3명 처분요구, 업무추진비 부당사용에 대한 회수조치) 통보 후, 학교 법인은 교장을 직위해제하고 ‘ㄴ’ 교감을 교장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이에 대해, 학부모 측은 “재단 이사장과 교장의 각종 비리와 갑질을 묵인하고 협조한 교감이 교장직무대행이라는 사실에 경악했다”고 밝히고 “민원을 제기한 지 10개월이 지나서야 감사 결과를 통보했고, 경찰서에서는 수사 진행 중이라는 답변만 들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측은 지난 6월 15일 임시 학부모총회를 통해 ‘학교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설립, 지난 22일 이천시청 광장에서 1차 집회를 개최하고 ‘교장 정직 3개월’이라는 감사 결과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교육청 감사 진행 과정 중, 작성한 감사 자료를 ‘ㄴ’ 교감이 취득해 이를 근거로 감사 청구 교사들에 대해 회유와 협박을 했다며 감사 진행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들은 “용기를 내어 사학비리 등을 제보한 교사들에 대한 학교 측과 교육부의 어떠한 압력이나 부당한 처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개교한 지 20년 동안 학교를 사유화해온 부부 관계인 이사장과 전 교장의 독선적 운영 및 비위 행위가 심각하다는 것은 지역사회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며 지속적인 개선 요구에 학교와 재단은 학부모들을 학교 구성원이 아닌 돈줄 혹은 행사 때나 동원하는 존재로만 인식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사회의 적극적 문제해결, 이사들의 학부모총회 참여, 이사회가 참여하는 대토론회 개최 등을 요구해 왔으나 거짓 해명과 알맹이 없는 사과만 돌아왔고 지난 6월 29일 이사회에서 요구사항 중 일부인 교장공모제가 통과됐으나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생략됐고, 관련된 어떠한 입장표명도 없어 혹시 실체가 불확실한 교장 초빙제를 통해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대위는 “학부모들의 바람은 하루 빨리 학교가 정상화되어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이며 ‘정상화’는 현 사태를 봉합하고 무마하여 과거와 같은 교육을 지속하는 것이 아닌 발생한 문제점들을 드러내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퇴임한 전 교장의 공개사과문 홈페이지 게시와 교장공개초빙에 있어 서류심사 과정이나 면접 과정에 교사, 학부모, 외부인사를 포함, 실질적으로 공정한 채용이 이루어져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이 교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교육청 공무원, 교육의원, 지역의원, 교사, 학부모가 참석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그간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민주적 학교운영, 학생중심 교육 실현, 투명한 예산운영)을 모색해 학교 운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 줄 것” 등을 촉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학교 재단의 비정상적 운영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어른들로 인해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크다”며 “ 학생·학부모·교사가 행복한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조속한 해결과 정당한 처벌을 해 줄 것을 바라며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아이들이 수업권을 방해 받는다거나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한다면 학부모들은 절대 좌시하지 않고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달 25일부터 ‘학부모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오며 ‘재단 이사회 퇴진(승인취소)’과 ‘교장 공모제 추진’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학부모 680여 명, 주민 1600여 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아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유인선 기자 ilyo0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