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고성준 기자
‘삼성 노조와해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수현)는 14일 옛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사장 강 아무개 씨에게 노조동합 및 노사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강 씨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노사총괄 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며 삼성전자서비스 노조가 설립되자 2013년 이후 속칭 ‘그린화 전략’으로 불리는 노조와해 공작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경찰대 출신인 강 씨가 경찰 정보라인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자회사 노조 대응에 활용해온 것으로 의심 받고 있다. 강 씨는 뒷돈을 받고 삼성전자서비스 노사협상 테이블에 참여하는 등 노조와해 공작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직 경찰 간부 김 아무개 씨와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 씨는 지난해 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삼성전자 인사팀으로 옮겼다.
과거 미래전략실 고위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 노조와해 의혹 수사가 더 ‘윗선’으로 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수사를 본격 시작한 이래 ‘지역서비스센터-삼성전자서비스-삼성전자-그룹 미래전략실’을 차례로 들여다보며, 노조와해 공작이 어떤 경로로 기획·전달되고 결과가 어디까지 보고됐는지 추적해왔다.
이에 검찰은 삼성전자와 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에서 전무로 근무하며 노조와해 공작을 기획해 내려보낸 목 아무개 씨를 지난 6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목 씨와 강 씨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조 설립 당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지낸 이상훈 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회사 최고위층의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