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에어부산 항공기가 기상악화를 이유로 회항한 뒤 승객들을 아무런 조치 없이 기내에서 6시간 넘게 대기시킨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고 있다.
25일 에어부산 BX798편(승객 206명)은 현지 시각 오전 3시 10분 대만 타이베이를 출발, 오전 6시 10분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날 새벽 김해공항에 짙은 안개가 끼는 등 기상악화로 항공기는 오전 6시 30분경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항공기 기장은 기내방송으로 “김해공항의 기상악화로 출발이 어렵다. 날씨가 나아지는 대로 출발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라고 승객들에게 전했다. 이후 6시간 동안 여러 번 이같은 기내방송만 반복될 뿐 다른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불편을 호소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것엔 공감하지만 만석인 좁은 기내에서 6시간 넘게 대기하고 있는 것은 곤혹이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당뇨병 환자와 어린이, 노인 등 노약자들도 상당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승객들은 착륙한 뒤 6시간 동안 기내에 대기하다가 낮 12시 30분경 기내에서 벗어나 인천공항 대합실로 이동했다.
승객들은 기내 수하물 검사와 보안검색을 다시 받은 뒤 대합실에서 물과 간식을 받고 대기하다가 오후 4시경부터 승무원이 교체된 부산행 항공기에 탑승했다.
일부 승객은 “기내에 장시간 대기하는데 기장이 승무원들의 근무시간을 얘기하면서 승객들이 술렁거렸다”라며 항공사 측의 세심한 기내 서비스가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한편, 에어부산은 이 항공편 외에 이날 새벽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하려던 베트남 다낭발 항공기(승객 177명)와 캄보디아발 항공기(승객 188명)도 인천공항으로 회항해 승객들이 상당시간 기내에서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천재지변과 보안 문제 탓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