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대 신대방동 부지 매도금 사용처 불투명…유령회사 명의 불법 점유, 의문의 대출금까지
만민중앙성결교회가 이재록 목사 결정에 따라 교회 재산을 임의로 처분, 횡령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민중앙교회는 1982년에 이재록 목사가 개척·설립, 1990년 예수교대한성결교단으로부터 제명처분 당했다. 국내 주요 교단들로부터는 이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이 목사는 1991년 ‘예수교대한연합성결 총회’라는 신흥 교단을 만들어 최근까지 교회를 이끌었다. 경기도 한 교회 담임목사는 “만민중앙교회는 다른 교단과의 교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 만민중앙교회 신도들은 약 1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이재록 목사가 각종 부도덕·위법행위로 비난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여신도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하고 교회 헌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근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교회 소유 부지를 임의 매각, 그 금액의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고발당한 교회 관계자들의 배후로도 이 목사가 거론되고 있다.
신대방동 부지의 경우 지난 2004년 교회가 신도들 헌금으로 매입한 곳이다. 명의는 이 목사의 조카인 주 아무개 목사로 설정됐다. 당시 교회는 이 부지로 건물을 이전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주민 반대와 일부 투기꾼들의 속칭 ‘알박기’ 등으로 건물 이전은 난항을 겪었다. 교회 신도였던 A 씨는 “사실 성전을 건축할 수 없는 부지였다. 주민 반대도 있었지만 신도 10만 명이 들어갈 만한 크기가 아닌 게 큰 문제였다”며 “그러다보니 교회에선 구름다리를 놓아 공간을 활용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을 내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교회는 지난해 2월 한 주택조합에 신대방동 부지를 약 1200억 원에 매각했다. 교회는 이와 관련해 신도들로부터 동의를 구하거나, 매각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 게다가 매도금의 사용처도 확인할 수 없었다. 교회가 매각 전까지 이 부지를 모델하우스 부지로 빌려주고 임대료 일부를 가로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신도들은 횡령 혐의로 교회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만민중앙교회의 위법행위와 헌금 유용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교회는 공장용지 부지를 수십년 동안 불법 점유했다. 현재 만민중앙교회가 위치한 서울 구로구 구로동 부지는 국가가 지정한 국가산업단지로 제조업·지식기반산업 등 공업시설만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교회는 이 부지를 1996년부터 20년 넘게 사용하고 있다.
만민중앙교회의 토지 등기부등본. 매입 당시 명의가 ‘우림문화사’로 설정됐다. 현재는 ‘하나자산신탁’으로 넘어갔다.
우림문화사가 헌금을 유용해 구로동 부지를 임의로 매각·매입하며 그 이익을 챙겼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우림문화사는 지난 2008년 교회 건물 이전을 전제로 구로동 부지에 ‘26층 규모 지식산업센터’를 신축하는 내용의 계약을 E 시행사와 체결하고 부지를 매각했다. 하지만 신축공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교회가 자리를 옮기지 않았던 것. 이에 E 시행사는 2013년 구로동 부지를 우림문화사에 되팔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우림문화사는 2016년 지식산업센터 신축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명목으로 특수목적회사(SPC)인 ‘플로렌스제일차주식회사’를 설립, 760억 원을 대출 받았다. 교회건물 이전과 신축사업이 난항인 상황에서 돈을 끌어당긴 셈이다. 교회 측은 대출금 용처와 관련해 “이를 밝히는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 답변드릴 수 없다. 양해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앞서의 A 씨는 “교회는 이와 관련한 그 어떤 거래과정도 교인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횡령이 없다한들 이런 행위는 교인들의 총유(공동소유)재산인 신도들의 헌금을 마음대로 쓴 셈이다. 교회 재산은 목사의 것도 교회의 것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만민중앙교회는 지난 2011년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관악구 신림동 일부 부지도 매입했다. 교회를 해당 부지로 이전하겠다는 것. 하지만 이 부지는 비오톱 1등급 지역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조례에 따라 일체의 개발행위가 금지된 곳이다. 이 부지에 대한 사전 설명, 매입 여부 등도 신도들에겐 고지되지 않았다.
지난 5월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이재록 목사의 모습. 고성준 기자.
김집중 종교투명성센터 사무총장은 “보통 주요 사안들은 전체 총회 등에서 교인들의 총의를 반영해 결정한다. 의사·의결 정족수도 명시하고 있다. 만민교회처럼 원로회에 그 권한을 위임하는 구조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교회 전 직원 C 씨는 “모든 의사결정은 원로회, 장로회 등 의결기관에서 결정을 하는데 최종 결제도장 역할을 하는 건 이재록 목사였다”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는 교회 건물을 이전하기 위한 시도들이었다고 말했다. 만민중앙교회 관계자는 “부지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명의를 우림문화사로 돌려야 했고 건물 이전을 위해 신대방, 신림동 토지를 매입한 것이다. 이는 사무연회 등을 통해 다 보고했다. 적절한 부지가 확보되면 즉시 성전을 이전할 것”이라며 “현재 신대방 부지 매도금 횡령 혐의와 관련해선 경찰 수사에 잘 응하고 있다. 여타의 것들은 모두 적법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성진 기자 reveal@ilyo.co.kr
| “헌금 많이 내면, 사진 같이 찍어 줄게” 수천억 헌금 수금 비법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목사는 비상식적인 논리를 내세워 헌금을 대거 거둬들였다. 신도들 말에 따르면, 이 목사는 “자신이 곧 성령이다. 태풍을 물리치고 죽은 자를 살린다”라며 신도들을 수없이 세뇌했다. 신도들은 이 목사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이 목사와 교회는 수천억 원의 헌금을 수금했다. 신도 B 씨는 “십일조는 보통 자기 수입의 세후 10분의 1을 내지만 만민중앙교회는 대출도 수입에 해당한다며 대출금의 일부도 내놓기를 요구했다”며 “또 교회와 이 목사 둘에게 각각 십일조를 내길 바랐다. 결론적으론 십의 이조였다. 내지 않으면 지옥가고 사업 등이 망한다 하니 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도들은 1년에 한번 있는 헌신예배(특별예배)에 필요한 특별헌금도 따로 냈다. 교회는 헌금 액수에 따라 이재록 목사와 사진을 찍거나 예배 자리를 앞 쪽으로 바꿀 기회를 신도들에게 부여했다. 교회 전 직원 C 씨는 “헌신예배에 앞서 목표 헌금액을 책정, 홍보하고 그 가운데 일부를 강사비 명목으로 이 목사에게 지급했다”며 “신도들에겐 강사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이번 헌금 총액이라고 발표했다. 신도들은 알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C 씨를 포함한 신도 105명은 지난 10월 이재록 목사의 셋째 딸인 이수진 목사를 업무상 횡령의 공동정범으로 고소했다. 헌금을 빼돌리는 과정에서 교회 비서실 관계자들과 이수진 목사도 개입했으며 이수진 목사는 그 금액의 일부를 나눠 가져가기까지 했다는 것. 현재 이수진 목사는 당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성]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