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장면 리플레이·클로즈업으로 눈살
광주 FC 미드필더 이승모. 사진=광주 FC
[일요신문] 연맹의 꾸준한 안전 대책 교육, 주심과 의료진의 빠른 대처로 젊은 선수가 깨어났다.
광주 FC 미드필더 이승모는 지난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승강 플레이오프 대전과의 경기에서 경기 초반 큰 부상을 입었다.
전반 3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 상대와의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몸의 중심을 잃으며 머리부터 떨어졌다. 목이 심하게 꺾인 그는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날 경기 주심을 맡은 김희곤 심판의 신속한 대처가 돋보였다. 그는 이승모가 바닥에 추락하는 즉시 급박하게 호각을 불며 경기를 중단시켰다.
곧장 이승모에게 달려가 응급 조치를 실시했다. 신속하게 그라운드로 도달한 의료진과 구단 관계자들의 대처도 빛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안전 대책 강화의 일환으로 매년 동계훈련마다 심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진행한다. 연맹의 노력과 김희곤 심판의 대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이승모는 의식을 되찾았고 검진 결과 목뼈에 실금이 간 것으로 전해졌다. U-20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에 연이어 출전하며 성장중인 유망주가 더 큰 화를 면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 과정에서도 아쉬운 장면은 있었다.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큰 부상이었다. 이승모는 부상 이후 곧장 의식을 잃었으며 몸이 굳어지는 듯 한 모습을 보였다.
해외 리그 중계의 경우 이 같은 상황에서 부상 장면을 리플레이하거나 부상 당한 선수 클로즈업을 자제한다. 지난 2012년 토트넘 핫스퍼와 볼턴 원더러스의 잉글랜드 FA컵 경기에서는 미드필더 파트리스 무암바가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수가 쓰러진 직후에는 사태 파악을 위해 카메라가 그를 쫓았다. 하지만 곧 심각한 상황임을 인지할 수 있었고 그 이후부턴 카메라가 의도적으로 쓰러진 선수를 피했다. 쓰러진 무암바를 걱정스레 바라보는 동료들과 관중들, 전체적인 경기장 풍경 등만이 화면을 채웠다. 이는 무암바가 경기장 밖으로 실려 나가며 관중들이 응원을 보낼때까지 계속됐다.
이승모의 경우 이와 달랐다. 중계방송에서는 이승모의 추락 장면이 리플레이됐다. 그가 쓰러진 이후에도 심폐소생술을 받는 등 급박한 장면들이 생생하게 중계됐다. 추후 이를 볼 수 있는 선수에게도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면이다.
K리그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실시되기도 했던 프로축구연맹의 심폐소생술 교육.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지난 2011년 5월 당시 제주 유나이티드 신영록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며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 이번 이승모의 부상에서 연맹의 노력과 현장 관계자들의 대처가 빛났다. 하지만 한 켠에서의 씁쓸함을 감출 수는 없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