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는 “농협물류 사측이 밤새 물류센터에 있는 화물을 외부로 반출하는 등 사실상 직장폐쇄에 들어갔다. 행사보다는 향후 계획 수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진=농협 안성농식품물류센터 전경. 최준필 기자
화물연대에 따르면 농협농식품물류센터에서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노동자들은 길게는 15년, 평균 7~8년간 한 곳에서 일해 왔다. 농협농식품물류센터의 화물노동자들은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통해 계약갱신을 해야 하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유류대금을 포함해 10년간 운송료는 동결됐다.
이에 화물노동자들은 올해 2월부터 화물연대의 문을 두드려 현재 전체 140명의 화물노동자 중 71명이 화물연대본부 서울경기지부 농협물류안성분회 조합원이 됐다.
3월 31일 재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3월 26일 화물연대의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고, 교섭을 통해 운송료 및 재계약과 관련된 의견접근을 했다. 이들은 그런데 사측에서 재계약종료를 하루 앞둔 3월 30일 화물연대 탈퇴, 단체행동 금지 및 이를 어길 시 계약해지하겠다는 확약서에 서명할 것을 조합원들에게 강요했다고 성토했다.
확약서의 내용은 화물노동자의 자주적 단결체인 화물연대를 부정하는 것이어서 조합원들은 모두 확약서 서명을 거부했다. 그리고 사측은 이를 이유로 31일 전원 계약해지를 통보했고 화물연대 서경지부 농협물류안성분회는 같은 날 06시부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화물운송노동자는 특수고용노동자로 불리운다. 사측은 화물노동자를 사장님이라 부르지만 운송사의 업무지시와 통제에 따라 노동하는 명백한 노동자다”라며 “화물연대는 시대에 역행하는 농협물류를 규탄하고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농협물류 규탄 총력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농협물류는 화물연대가 개입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우선 농협물류는 화물자동차 기사의 노조 할 권리를 막는 것이 아니라 화물연대가 개입해 실력행사(불법행위)로 회사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개경쟁입찰로 협력업체를 선정해야 하지만 화물연대의 개입으로 화물연대 가입 기사와 수의계약을 해야 하는 실정이라는 게 농협물류 측의 주장이다.
농혐물류는 그간 화물연대가입 운송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일거리를 보장 받아왔고 최장 15년, 평균 8년의 근속을 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직원의 평균근속(9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2013년 안성농식품물류센터 개장 이후 운송료가 동결된 것은 사실이나, 2019년 기준 3.5톤 기사의 월 도급비는 550만 원 수준으로, 동종업계 수준이나 배송 여건은 더 좋다고 강조했다. 농협물류는 화물연대에 가입한 화물운송노동자들은 운송료 20% 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화물연대가 개입해 불법시위 등 실력행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협물류 관계자는 “화물연대는 농협물류와 계약관계에 있는 게 아니며 당사는 배송기사의 요구사항을 수용하는 등 노력했으나 화물연대 활동을 보장하고 화물연대와 협상하자는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며 “법외노조에 가입해서 계약종료를 강요한 것이 아니고, 피해예방차원에서 계약기간 만료에 의한 정상적인 계약종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화물연대 가입 후 단체 활동으로 당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농협물류는 운송도급계약에 의해 배송기사에게 도급비를 지급했다. 화물운송사업자들은 노동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