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의견 우선시, 열등한 부분 찾아내 자기부정…“어차피 노력해도 안돼” 소극적
성격은 바뀌지 않지만 자기긍정감은 상황에 따라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한다. 일요신문DB
일본의 심리상담사 나카시마 테루는 “자기긍정감과 성격은 엄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자기긍정감은 독특한 면이 있는데, 다름 아니라 “상황에 따라 높아지기도, 반대로 낮아지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비해 성격은 쉽게 바뀌진 않는다.
미국에서 진행된 심리학 연구가 있다.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약 6만 번의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 중 80% 정도인, 4만 5000번은 부정적인 생각”이라고 한다. 물론 부정적인 생각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과연 가능할까?’ 같은 의심은 실패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의 경우 일어난다.
예를 들어 중요한 기획을 발표하는 자리다. 당신이 5분 늦게 회의실에 들어갔다고 가정해보자. 의자에 앉으며 상사와 눈이 마주쳤다. 만일 자기긍정감이 낮다면 ‘큰일 났네, 나한테 화가 났나?’라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그 순간부터 무척 괴롭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자기긍정감이 높은 사람은 ‘내 발표가 기대되나?’와 같이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그래서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나카시마 상담사는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은 부정적인 사고에 얽매이고 만다. 끊임없이 자신에게서 부족한 점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또 애초 자신을 ‘형편없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에 타인의 행동에 휘둘릴 때가 많다.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하니 사는 것이 괴롭게 느껴지며, 삶이 괴롭다고 느낄수록 ‘자기긍정감은 더욱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진다. 계속 방치할 경우, 결국 자기다운 인생을 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특징을 지녔을까. 나카시마 상담사는 다음 5가지를 꼽았다.
#1. 과거 실패에 대한 집착, 트라우마가 있다
실패한 경험은 기억에 남는 법이다. 그런데 그 기억이 너무 강렬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싶다’는 의식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것이 자기긍정감을 낮추는 도화선이 된다. 과거의 실패, 그 자체를 바꿀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틀렸어’ ‘이렇게 했어야 했다’며 계속 자책과 후회하는 사람은 ‘자기긍정감’을 점검해보는 게 좋다.
#2. 타인과의 비교, 열등감이 강하다
주변 사람을 라이벌로 생각하고, 경쟁을 통해 실력을 쌓는 건 업무성과를 내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이 올바르게 작용하려면, 자기긍정감이 높아야 한다.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 성과를 올리더라도 ‘A가 OO를 기준으로 하면 더 뛰어나다’ 등 자신의 열등한 부분을 찾아 자기부정을 해버리고 만다.
#3. ‘어차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기긍정감이 높으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저하될 경우 행동할 기력이 생기지 않는다. 새로운 계획을 짜도, 곧바로 ‘나 따위가 무슨…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한다. 덧붙여 자신을 신뢰하지 않으므로 무슨 일이든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며, 중도 포기할 때가 많다.
#4. 주위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지나치게 타인에게 휘둘린다면 위험신호다. 자기긍정감이 저하된 사람은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고, 주위 사람에게 의존한다. 상사나 선배, 거래처의 의견을 우선시 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엔 실패하더라도 ‘남탓’으로 돌리고 빠져나가고 싶은 심리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의존적, 책임전가 습관이 몸에 배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요컨대 뭔가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계속 제자리걸음만 하게 된다.
#5. 무기력, 노력하고 싶지 않다
사회적으로 ‘난 쓸모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것을 ‘자기유용감’이라고 부른다. 원시 수렵시대와 농경시대부터 인류는 집단생활을 해왔다. 집단생활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쁨’을 깨달았으며, 이러한 기쁨은 여전히 인간에게 본능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자신이 쓸모 있는 존재라고 느끼는 환경에서는 조금 힘에 부치더라도 노력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자기긍정감이 낮은 사람들은 이를 실감할 수 없기 때문에 무기력감에 빠진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초간단 ‘자기긍정감’ 높이는 방법 8초 동안 꼬옥~ ‘셀프허그’ 강추! ‘예전에 비해 사람들과의 교제가 귀찮다’ ‘왠지 몸도 마음도 축 가라앉는다’ 만약 이런 변화를 느낀다면 ‘자기긍정감 저하’가 원인일지 모른다. 자기긍정감이란,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데 ‘중심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회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나카시마 상담사는 “일단 자기긍정감이 저하됐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식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는 것이다. ‘왜 자신이 이렇게 느끼고 있는가’를 객관화하고 자각하는 걸 심리학에서는 ‘자기인지’라고 부른다. 나카시마는 “자기인지가 잘 되면 자기긍정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객관화할 수 있으므로 마냥 부정적인 사고로만 빠지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자기긍정감이 향상되지 않는 사람은 심리훈련으로 높일 수 있다. 간단한 방법으로 ‘셀프허그’를 추천한다.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은 날에는 일찍 귀가해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런 다음 오른손으로 왼쪽어깨를, 왼손으로 오른쪽어깨를 8초 동안 꼭 안아주는 것이다. 동시에 스스로에게 “잘 참아냈어” “점점 좋아지고 있어”라고 위로하며 칭찬한다. 그러면 3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마음의 안식), 엔도르핀(일종의 모르핀과 유사한 물질. 진통효과), 옥시토신(사랑, 정신적 안도감 호르몬)이 분비돼 자신에게 다정해질 수 있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힘든 사람, 마음속으로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실천해보자. 먼저 나 자신부터 사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