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금감원)이 지난해 7월 키코 사태 재조사를 나선지 11개월 만에 피해기업 구제 방안이 도출될 전망이다. 사진은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임준선 기자.
키코(KIKO)란 기업과 은행이 환율 상하단을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지정환율로 외화를 거래하는 환헤지 통화옵션 상품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과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원화약세로 큰 손실을 봤다. 심지어 영업흑자를 꾸준히 내면서도 키코 탓에 도산한 중소기업도 많았을 정도다.
키코 피해기업으로 구성된 키코 공동대책위원회(키코 공대위)는 금감원의 분쟁조정위원회 상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조붕구 키코 공대위 위원장은 “금감원이 분쟁조정을 통해 합당한 합의안을 도출한다면 적극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키코 공대위는 금감원에서 재조사를 실시한 남화통상과 원글로벌미디어, 일성하이스코, 재영솔루텍, 4개 회사 외에도 다수 기업이 피해를 겪었던 만큼 금감원의 조정안이 나오면 나머지 기업들도 피해 구제를 위한 민원 신청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공대위 추산에 따르면 추가 민원 신청 기업은 200여 개다.
조 위원장은 “은행들의 부도덕성을 꾸짖었다는 수준의 합의안이 도출됐으면 한다”며 “은행이 판매한 키코 상품 자체의 사기성이 판단되고 책임 문제가 드러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