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따른 신흥국 자본이탈 우려…변수 많은 주식 대신 채권에 관심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11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 전망, 최악은 피하겠지만
결국 타결이 될 것이란 낙관론과 크게 한번 붙을 것이란 비관론이 팽팽하다. 파국으로 치달을 경우 양측 모두 큰 피해가 불가피하다. 상당 기간 양측이 벼랑 끝 전술을 펼치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는 데는 비교적 의견이 일치한다. 이번 무역분쟁이 내달 G20회의에서 정상 간 담판으로 봉합되더라도 두 나라 간 힘겨루기는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수밖에 없다.
# 강한 경제에 베팅하라
환율은 상대적으로 경제의 힘이 더 강한 쪽이 강세다. 경제 펀더멘털은 중국보다 미국이 더 세다. 경제지표들도 미국 쪽이 더 양호하다. 달러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 약세다. 신흥국의 경우 통화 약세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차손 우려를 키워 자본이탈을 자극할 수 있다. 충분한 외환보유고와 지속적인 경상흑자 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 주식비중 축소를
미·중 양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면 기업들은 원가부담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수요 약화에 직면할 수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원가 악화로 실적이 나빠지는데 주가가 오를 리 만무다. 미국 기업은 달러 강세로 수입가격 상승 요인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신흥국은 그 반대다. 중국 공장에서 만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우려된다.
# 채권·금, 안전자산 관심을
안전자산 선호는 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 요인이다. 하지만 펀더멘털이 약하면 채권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 통화약세까지 겹칠 경우 해외자금 이탈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 환율상승이 물가상승까지 끌어올릴 경우 설상가상이다. 신흥국에서는 자국 통화 약세에 대응하기 위해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관심이 커질 수 있다. 물가가 오를 때 물가연동 채권이 유리하다.
# 고래 등에 낀 새우 한국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다.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영향력이 큰 것도 부담요인이다. 환율이 중요한데 경상수지가 바로미터다. 최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경상수지 악화로 달러 공급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면 환율 상승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고, 이 같은 자금이탈이 다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