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바리스타의 시그니처 메뉴 ‘달콤쌉쌀’
매미조가 배우러 간 코코넛 커피. 코코넛과 커피가 어우러져 달달하고 포만감도 준다.
코코넛은 망고처럼 미얀마에선 흔하고 싼 과일입니다. 지금은 베트남과 미국에서 인기 있는 다이어트 과일이 되었습니다. 베트남은 고유의 커피문화가 발달되어서 여러 커피맛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중 코코넛 밀크를 커피와 결합하여 일등상품을 만들었습니다. 인스턴트 상품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찍이 코코넛 밀크는 태국요리에 기본으로 쓰였습니다. 지금 미국에선 건강음료로 인정받아 사랑을 받습니다. 깨트리면 속살이 드러나는 우윳빛 과육. 보기는 좋지만 저는 그 밍밍한 맛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커피의 진하고 쓴 맛도 그다지입니다. 그런데 코코넛 스무디 커피를 마시고, 매미조에게 이것을 꼭 배웠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하고 말았습니다.
우윳빛 속살이 드러난 코코넛은 미얀마에선 흔한 과일이다.
며칠 전 매미조가 양곤에서 10시간 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커피와 피자 공부가 일단락되었습니다. 예쁜 커피잔도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 잔 속에는 코코넛 커피잔도 보였습니다. 좀 길고 오목한 잔입니다. 코코넛 크림 등 재료도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같이 공부한 기수 중에 1등을 했으니 기특하기도 합니다. 이제 매미조는 기술을 배워 사회로 나가야 합니다. 한 소녀가 세상과 직면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매미조와 함께 코코넛을 사러 다닙니다. 코코넛 커피를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겁니다. 다른 도시에는 많이 보이는 이 과일이 우리 마을에는 보이질 않습니다. 산지가 아니라서 그렇답니다. 딱 한 군데를 찾아 코코넛을 사고 커피를 사고 얼음을 사고 실습이 시작됩니다. 하루 종일 걸린 커피 한 잔. 이윽고 우리들 앞에 놓인 코코넛 커피. 짙은 커피색에 우윳빛이 섞여 있습니다. 이 커피는 곧 우리 마을 프리지아 카페의 메뉴가 되겠지요.
매미조가 배워 온 코코넛 스무디 커피를 만들어보고 있다.
매니조가 만든 코코넛 스무디 커피.
밍밍한 코코넛과 쓰디쓴 커피가 만났을 때. 커피잔은 아름다운 색감이 됩니다. 식감도 아주 달달하게 달라집니다. 망고와 밀가루가 만났을 때도 그렇습니다. 사람도 밋밋한 사람과 찐득한 사람이 만나면 사는 맛이 달라질까요. 오늘 매미조가 만든 한 잔의 코코넛 커피를 마시며, 이렇게 만남을 생각합니다. 요리기술을 배워 세상으로 나가는 한 소녀. 언젠가 에이프런을 두른 매미조가 고객들과 친절한 만남을 가질 날들을 상상합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