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로 재원 만들고 ‘경기지역화폐’로 정책효과 최대화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는 ‘기본소득’을 통해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대동세상(大同世上)의 꿈을 키위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9일 오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경기도 기본소득 국제 컨퍼런스’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참석해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일요신문] “땅을 가졌다는 말은 하늘과 바람을 가졌다는 말과 똑같다. 가진 적도 없고, 가질 수도 없는데 어떻게 빼앗는다는 것이냐?” (tvN 드라마 ‘아스달연대기’ 중에서).
태초에 땅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가진 적도, 가질 수도 없는 것을 향한 인간의 욕심이 스스로를 불평등과 차별의 굴레 속으로 내몰았다. 그로부터 1만여 년, 계민수전(計民授田. 백성의 수를 헤아려 땅을 나눔)은 역사이래 민중의 꿈이었다.
땅이 권력이 되지 않고, 부(富)가 부(富)를 낳지 않는, 오직 스스로의 노력이 성공이 되는 세상, 모두가 더불어 행복한 대동세상(大同世上)의 꿈. ‘기본소득’은 그 원대한 이상을 향한 꿈이고,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경기도는 기본소득의 첫걸음으로 청년기본소득을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5월 28일 오후 수원역 11번 출구 앞 팝업 무대에서 열린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락(樂) 페스티벌’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기본소득, 누구에게나 아무런 조건 없이 구성원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현금”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실질적 자유를 공정하게 분배하는 것을 목표로, 각자가 좋은 삶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기본소득’은 1968년 미국과 캐나다에서의 실험을 시작으로 1980년대 미국 알래스카주의 기본소득 실제 지급, 2000년대 나미비아와 인도에서의 실험을 거쳐, 2017년 핀란드에서의 기본소득 실험 이후 스페인, 스위스, 케냐, 우간다 등 선진국과 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계 각국에서 실시되는 보편적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기본소득정책은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천부인권적 삶의 지향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다만, 지난 1만여 년간 경쟁과 투쟁을 통해 변화하고 발전해 온 성공에 대한 인류의 역사적 경험은 “철저한 자유 안에서의 보편적 평등”을 추구하는 기본소득은 조금은 낯설고, 조금은 두려울 수밖에 없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막대한 비용도 고민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재명 지사와 경기도가 선택한 방법은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와 ‘지역화폐’다.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는 기본소득 실시에 필요한 재원의 마련을 위해 각 개인이 보유한 토지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건물이 아닌 대지지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99m²(30평)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의 경우 그 아파트 자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0.001평 남짓(그나마도 안될 수 있음)의 대지면적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이다. 사실상 서민들이 추가로 부담할 세금은 없는 것이다.
보다 비싼, 보다 넓은, 보다 많은 땅을 소유한 상위 1%에게 그들이 가진 것 가운데 사회적 혜택에 해당하는 일부를 공동체에 환원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제도적으로 강제함으로써 사회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경기도는 ‘경기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보편적 복지의 실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사진은 카드형 경기지역화폐. 사진제공=경기도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와 경기지역화폐는 ‘대동세상’으로 이끌 쌍두마차”
‘지역화폐’는 한정된 재원으로 최대의 정책효과를 내기 위한 경기도만의 특징적 복지정책이다. 경기도는 하나의 예산으로 경제 활성화와 복지실현의 중첩 효과를 거두기 위해 청년기본소득, 아동수당 등의 정책자금을 ‘경기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있다. 복지를 위해 투자된 예산이 지역골목상권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기지역화폐의 실무를 책임진 임진 경기도 지방행정사무관은 일요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비임금 노동자인 자영업자의 비율이 25%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은 실정이고,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30%가량 증가했다”며 “이들 자영업자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소비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과제로 대두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지역화폐는 지역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가처분소득을 높이기 위해 구상된 정책이다”라며 “폐업률을 줄여 소상공인들이 자생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자는 것이 경기지역화폐의 1차 정책목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임진 사무관은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 세계교역 규모가 6위다. 외형적으로는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의 국가)이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생활고에 시달려 일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고 개탄하며 “적어도 먹고사는 걱정, 생활고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국민이 있어서는 안 되는 나라다. 기본소득은 그러한 고민에서 출발했고, 경기지역화폐는 그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은 기본소득의 재원 마련 방안으로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를 제시한다. 이는 역사이래 민중이 꿈꾸어 온 계민수전(計民授田)의 실현이자, 대동세상(大同世上)을 향한 원대한 여정의 시작이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경기도청 제1회의실에서 열린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토론회’ 모습. 사진제공=경기도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사는 세상을 향하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특정소수가 과도한 욕심을 부리고, 이것을 통제해야 할 국가권력이 여기 편승해 과도한 격차와 불평등이 형성되는 사회는 곧 위기를 겪는다. 이는 역사에서 반복돼 온 진리에 다름없다”며 “구성원들이 의욕과 희망을 가지고 성실히 생업에 임하는 사회, 공평한 기회, 공정한 경쟁, 기여한 만큼의 몫이 보장되는 사회여야만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기본소득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대동세상을 향한 나침반이자, 진정한 국민주권 국가의 완성을 위한 청사진인 기본소득. 그 길을 통해 이재명이 ‘사람이 사람다운 세상’의 꿈을 이룰지 관심을 모은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