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달 시상대인 ‘포디움’ 제작엔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와 해양 폐기물 활용
‘2020 도쿄 올림픽’ 재활용 관련 프로젝트 행사장.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2020 도쿄 올림픽’이 친환경과 재활용이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도쿄 조직위)는 올림픽과 패럴림픽 메달을 전자기기 폐기물로 제작할 예정이다. 메달 시상대인 포디움 제작엔 해양 폐기물을 활용할 전망이다.
7월 10일 도쿄 조직위는 “5000개에 달하는 올림픽 및 패럴림픽 메달 제작에 필요한 금속을 수집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야심차게 닻을 올린 ‘도시 광산에서 만드는 메달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도쿄 조직위는 지난 2년간 ‘도시 광산에서 만드는 메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도쿄 조직위는 일본 국민들에게 ‘오래돼 사용이 불가능한 소형 가전제품들의 기부’를 요청했다.
일본 국민들이 기부한 소형 전자기기. 전자기기에서 추출된 금속은 ‘2020 도쿄 올림픽’ 메달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5월까지만 해도 도쿄 조직위의 프로젝트 성과는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도쿄 조직위의 홍보 전략이 빛났다. 도쿄 조직위는 “못 쓰는 컴퓨터를 무료로 회수해 준다”는 내용의 소셜미디어 글을 게시하며, 프로젝트는 동력을 얻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본 국민들은 데스크톱을 비롯해 휴대전화, 전자레인지 등 소형 전자제품들을 기부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일본 국민들이 기부한 소형 전자제품에서 금속 물질을 정제한 결과, 도쿄 조직위는 금 32kg, 은 3500kg, 동 2300kg을 얻는 데 성공했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0 도쿄 패럴림픽’ 메달리스트들은 일본 국민이 사용하던 가전제품을 재활용한 메달을 목에 걸 전망이다.
‘도시 광산에서 만드는 메달 프로젝트’ 성공을 알리는 배너. 사진=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도쿄 올림픽 메달 디자인은 7월 24일 전격 공개될 예정이다. 이날은 ‘2020 도쿄 올림픽 개막 D-365’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이날 행사에서 도쿄 조직위가 준비한 하이라이트가 바로 ‘메달 디자인 공개’다. 이날 기념 행사를 통해 ‘2020 도쿄 올림픽’의 재활용 메달은 국제 스포츠 팬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도쿄 조직위는 “올림픽 개막을 1년 앞두고 펼쳐지는 행사에서 재활용을 통해 만들어질 메달 디자인을 공개한다”고 알렸다. 도쿄 조직위는 메달 디자인과 의미를 공개하며, 세계인에게 재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쿄 조직위는 메달을 수여하는 시상대인 ‘포디움’ 제작에도 재활용 방식을 채택했다. 도쿄 조직위는 포디움을 재활용 쓰레기와 해양폐기물로 제작할 계획이다.
6월 11일 도쿄 조직위는 “플라스틱 및 해양폐기물로 포디움을 제작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일본은 미국 다음으로 플라스틱 사용률이 높은 나라다. 도쿄 조직위는 포디움을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와 해양 폐기물로 제작해 ‘재활용’에 대한 인식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도쿄 조직위는 포디움 100개를 제작하려는 목적으로 45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와 해양 폐기물을 활용할 예정이다. 재활용 자재로 포디움을 생산하는 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이다.
도쿄 조직위는 이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집안에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 기부를 권장하고 있다. 도쿄 조직위는 소매상가 프랜차이즈 업체 매장에 플라스틱 폐기물 수거 상자를 설치할 계획이다. 수거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2020 도쿄 올림픽’ 파트너 업체로 배송돼 포디움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재활용 포디움’은 2020년 6월에 공개된다. 올림픽 폐막 이후 포디움은 ‘올림픽 및 패럴림픽 활동’ 관련 교육 자료로 쓰일 예정이다.
친환경과 재활용이란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2020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행보는 국제 스포츠계와 환경 전문가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과연 재활용 쓰레기로 만들어진 메달과 포디움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볼 만하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