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MLB 주최 ‘2019 MLB컵 전국리틀야구대회’ 화성 드림파크서 개막… 한국 향한 MLB의 공격적인 마케팅 신호탄?
7월 10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열린 ‘2019 MLB 올스타전’. 홈플레이트 뒷쪽 메인 광고판에 ‘2019 MLB컵 전국리틀야구 대회’ 광고가 게재됐다. 사진=MBC SPORTS+ 중계화면 캡쳐
[일요신문] 메이저리그가 한국에서 야구대회를 개최한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바로 ‘2019 MLB컵 전국리틀야구 대회(이하 MLB컵)’다. MLB컵은 메이저리그 한국 상륙 본격화에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여 야구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MLB컵은 7월 13일부터 22일까지 ‘한국 리틀야구의 요람’ 화성 드림파크에서 열린다. 대회엔 전국 85개 리틀야구단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가 선수 규모는 1300여 명에 달한다.
'2019 MLB컵 전국리틀야구 대회 로고. 사진=한국리틀야구연맹
지금까지 MLB컵은 세계 각국에서 ‘전·현직 메이저리거가 직접 어린이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콘셉트로 열려 왔다. 한국리틀야구연맹 관계자는 “한국에서 열릴 MLB컵에도 전직 메이저리거가 깜짝 등장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한국산 특급 잠수함’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김병현이 될 전망이다.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소속으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레전드다. 김병현은 MLB 통산 394경기(87선발)에 등판해 841이닝을 소화하며, 54승 60패 21홀드 86세이브 평균자책 4.42를 기록했다. MLB컵에 출전하는 야구 꿈나무들은 김병현의 등장만으로도 큰 동기부여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MLB 인터내셔널 짐 스몰 부사장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MLB컵을 개최하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 야구 꿈나무들이 스포츠맨십을 발휘하며, 그들의 기술을 선보이길 바란다. 무엇보다 MLB컵이 어린 선수들에게 야구를 즐길 기회를 제공했으면 한다”는 MLB컵 개최 소감을 전했다.
한편 7월 10일(한국시간) 미국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2019 MLB 올스타전’에 ‘2019 MLB컵’ 광고가 등장해 야구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2019 MLB컵’이 소규모 리틀야구대회가 아니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국 상륙한 MLB컵, ‘한국 MLB 정규리그 경기 개최’ 초석 놓을까
2019년 6월 29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MLB 정규리그 경기. 이른바 ‘런던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MLB는 공격적인 국제 마케팅을 바탕으로 시장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6월 29일부터 이틀간 열린 ‘런던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런던 시리즈’는 100년이 넘는 MLB 역사상 최초로 유럽에서 펼쳐진 정규시즌 경기다.
MLB는 ‘야구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영국 런던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했다. 시즌 중반에 국외에서 정규리그 경기를 소화하는 건 MLB에서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런던 시리즈’는 MLB가 국제적 야구 인지도를 높이려는 노력에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행사이기도 했다.
MLB의 공격적 국제 마케팅은 1999년 본격 닻을 올렸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999시즌 개막시리즈를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펼친 것. 이듬해인 2000시즌엔 일본 도쿄돔에서 MLB 개막전이 열렸다. 시카고 컵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였다.
2012년까지 MLB는 4년 주기로 일본 도쿄돔에서 리그 개막전을 개최했다. 2014년엔 LA 다저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호주 시드니에서 리그 개막 2연전을 펼쳤다.
3월 21일 자신의 고국 일본에서 MLB 커리어 마지막 경기를 치른 스즈키 이치로.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2019시즌. MLB는 다시 한번 일본 도쿄돔에서 리그 개막전을 열었다. 3월 20일부터 이틀간 일본 국적 ‘메이저리그 레전드’ 스즈키 이치로의 소속팀 시애틀 매리너스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경기를 펼쳤다.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개막 2연전은 이치로의 메이저리그 은퇴식을 겸한 대형 이벤트였다. 개막 2연전을 마친 뒤 이치로는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MLB의 ‘국외 경기 개최’는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두고, 국내 야구팬들은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경기가 펼쳐지는 순간을 상상하고 있다.
야구팬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 초석은 7월 13일 개막하는 MLB컵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런던 시리즈’가 펼쳐진 런던은 MLB 정규리그 경기를 개최하기 앞서 ‘런던 MLB컵’을 개최한 바 있다.
MLB 사무국의 움직임 또한 심상치 않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번 MLB컵 개최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 지부를 신설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 말처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한국 지부가 설립될 경우, 한국을 향한 메이저리그의 마케팅은 더욱 공격적인 양상을 띨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MLB 정규리그 경기 한국 개최’로까지 이어질 여지가 있다. 국내규모 리틀야구 대회인 ‘2019 MLB’컵에 야구인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연 MLB컵이란 작은 날갯짓은 ‘MLB 정규리그 경기 한국 개최’란 빅 이벤트로 이어질 수 있을까. MLB의 한국 마케팅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