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돌풍의 핵’ 거인과 독수리… 2019시즌엔 리그 최하위권서 꼴찌 경쟁
사진=연합뉴스
[일요신문] 지난 2년간 ‘돌풍의 팀’으로 KBO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던 두 팀이 2019시즌엔 꼴찌 경쟁을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이야기다.
2017년은 롯데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한해였다. 2017시즌 롯데는 86경기 41승 44패 1무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마법 같은 후반기가 시작됐다. 후반기 롯데는 58경기 39승 18패 1무, 어마어마한 상승세를 타며 ‘진격의 거인’이라 불렸다. 롯데는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고,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18시즌 KBO리그의 다크호스는 한화 이글스였다. 한용덕 감독 부임 첫해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2018시즌 한화는 5월을 리그 3위로 마치며, 독수리 군단의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그리고 한화는 이 순위를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지했다. 한화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감격을 만끽했다.
하지만 2019년. 두 팀은 거짓말처럼 함께 추락했다. 8월 7일 기준 두 팀은 정규리그 순위표 맨 아래에서 힘겨운 꼴찌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7-2018시즌 돌풍의 주역이었던 롯데와 한화 추락의 앞과 뒤, ‘일요신문’이 살펴봤다.
# ‘작아진 거인’ 롯데… 감독-단장 동반사퇴 이후 돋아나는 반전의 싹
후반기 거인군단 지휘봉을 잡은 공필성 감독대행. 사진=연합뉴스
2018년 11월 26일 양상문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했다. 2018시즌을 7위로 마친 롯데는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양상문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철저한 준비”란 메시지를 던지며, 2019시즌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하지만 양상문호의 항해는 험난했다. 시즌 초반부터 ‘포수 부재’ 공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종덕, 안중열, 김준태 등 젊은 포수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롯데는 시즌 초반부터 순위 경쟁에서 뒤쳐졌다. 노경은과의 FA 계약이 불발된 뒤 기회를 얻은 젊은 선발투수들의 활약 또한 만족스럽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타선까지 침체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롯데의 목표는 시즌 초반부터 틀어졌다.
5월 22일 롯데는 리그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추락한 롯데는 좀처럼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던 7월 19일 롯데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성적에 책임을 지고 동반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양 감독은 “강한 원팀(One Team)을 만들려 노력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롯데의 도전이 계속되길 기대한다”는 말과 함께 팀을 떠났다.
롯데는 공필성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하고, 코칭스태프를 개편했다. 분위기 쇄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었다. 공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은 뒤 롯데의 ‘충격요법’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듯 보였다. 롯데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 늪에 빠진 까닭이었다.
하지만 반전은 이때부터였다. 7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롯데는 4연승을 내달리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8월 3일부터 4일까지 열린 사직 2연전에선 리그 3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승을 수확해낸 점은 인상적이었다.
순위표에도 변동이 생겼다. 5월 22일 이후 줄곧 꼴찌에 머무르던 롯데는 8월 3일 리그 9위로 올라섰다. 8월 7일 롯데는 38승 62패 2무로 한화 이글스에 1.5경기 차 앞선 9위를 유지하고 있다.
# ‘날개 잃은 독수리’ 한화, 현실로 다가온 꼴찌걱정
한화 한용덕 감독. 지난해 한화 돌풍을 이끌었던 한 감독의 올 시즌은 험난하기만 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시즌을 리그 3위로 마친 한화 이글스는 2019시즌 돌풍 재현을 목표로 새로운 항해에 돌입했다. 하지만 항해 전부터 잡음이 생겼다. 불펜투수 권혁이 ‘자유계약 선수 공시’를 요구했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는 ‘트레이드 요청’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권혁과 이용규 없이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권혁은 자유계약 선수로 공시돼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이용규에겐 “트레이드 요청 시기와 진행 방식이 팀 질서와 기강, 프로야구 전체의 품위를 심각하게 해치는 행위”라는 이유로 ‘무기한 참가활동 정지’란 채찍을 내렸다.
시즌 전부터 잡음이 많았던 한화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한화는 6월까지 32승 48패 성적으로 리그 9위에 머물렀다. 전년도 ‘다크호스’의 기세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국내 선발진 부진과 외야 자원 부족이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7월 들어 한화의 부진은 심각해졌다. 한화는 7월 열린 19경기에서 4승 15패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7월 부진과 함께 9위 한화와 10위 롯데의 격차는 줄어들었다.
8월 3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0대 3 완패를 당한 한화는 리그 10위로 떨어지게 됐다. 이제 한화는 꼴찌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남은 시즌 한화가 ‘상승 동력’을 마련해 성적 상승을 이뤄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KBO리그는 이제 막바지 레이스에 돌입했다. 동시에 롯데와 한화의 탈꼴찌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2017~2018시즌 ‘돌풍의 팀’이라 불렸던 롯데와 한화의 순위 싸움은 시즌 막판 KBO리그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