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 6산·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소요산 물놀이장…막바지 여름 더위 식힐 수도권 히든카드
소요산 관광지에는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애틋한 설화가 스며있는 요석공주 별궁지와 상징아치 연리지문, 조선 초 태상왕 이태조가 별궁을 짓고 지냈다는 행궁지 유적이 있으며 원효대사가 고행 수도했다는 것과 관련된 지명의 자재암, 원효폭포, 원효대 등으로 이루어진 명소들이 있다. 주변 관광시설로는 안보교육의 산실인 자유수호평화박물관, 관광객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건강오행로 등의 볼거리와 산채, 떡갈비, 초계탕 등을 소재로 한 먹거리가 산재해 있어 관광객들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산림욕장이 주변에 위치하고 있어 어린아이부터 장년층까지 두루 만족시킨다. 특히 관광지 입구에는 넓은 자동차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고 전철1호선이 소요산역까지 연장되어 교통이 가장 편리한 수도권지역 제1의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소요산 외에도 동두천에는 절경의 산들이 많다.
소요산 계곡. (사진제공=동두천시)
동두천역을 지나 소요산역으로 향하는 열차에서 왼쪽 차창을 통해 올려다보이는 산이 있다. 이 산이 이제까지 소요산의 유명도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마차산(磨叉山)이다. 마차산(磨叉山) 정상은 봉화대였고, 6·25 이후에는 군사기지가 있었을 정도로 널찍한 공터로 이뤄져 있다. 따라서 정상에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막힘없이 터진다. 마차산은 한북정맥과 연결되어 있다. 연천군 전곡읍과 동두천시 경계를 이루는 마차산은 3번 국도와 경원선 철로를 사이에 두고 소요산과 마주보고 있다. 마차산은 동안동, 상봉암동과 연천군 전곡면 천파리에 경계에 서 있는 산으로 높이가 587m이다.
구전에 의하면 당나라 장수 설인귀가 당나라 평양에 설치한 안동도호부의 검교안동도호부로 부임해 고구려 땅을 9도독부 42주 100현으로 나누어 관찰했다고 한다. 이때 설인귀가 마차산 정상에 비를 세웠다고 한다. 또한 구전에 의하면 아주 먼 옛날 천파리에 살던 김씨 성을 가진 한 노인이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 자기 집에서 기르는 황소가 마차산 정상에 서 있는 설인귀 비를 감악산 정상으로 옮겨 놓는지라 하도 꿈이 생생해 눈을 뜨고 일어나 외양간에 가보았다. 이때 소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지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이상히 여겨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마차산에 올라가 보니 비(碑)는 오간 데 없고 황소 발자국이 남아 있어 그 발자국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감악산 정상까지 도달하게 됐다. 그런데 바로 그 앞에 비가 옮겨져 있었다. 노인은 ‘아마도 이것은 분명 산신령의 계시로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고, 이 사실을 인근 마을에 알려 주민들과 의논 끝에 ‘이 비는 신성한 효험을 가진 비이니 우리 모두 이제부터 비에 치성을 드려야 한다’고 결의한다. 그때부터 매년 춘추로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그 후부터 지금까지 치성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칠봉산(七峰山)의 높이는 506m이다. 천보산 지맥이 북쪽으로 이어져 솟은 산이다. 발치봉·응봉·석봉·기대봉·투구봉·솔치봉·돌봉 등 7개 봉우리가 솟아 있어 칠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변에 삼봉산·오봉산·구봉산 등 홀수로 된 이름을 가진 산들이 많다. 조선시대 세조가 말년에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며 이곳에 올랐다 하여 어등산(御登山)이라고도 하고, 가을단풍이 아름다워 비단병풍에 비유하여 금병산(錦屛山)이라고도 한다. 인근에 목행선 선생 선묘와 탑동석불이 자리 잡고 있다.
전철 1호선 지행역에서 하차 후 택시를 탑승하거나 혹은 36, 37, 39 번 버스를 타고 ‘송내삼거리’ 정류장에서 하차한다. 여기서 일련사까지 1km가량 진행한 후, 일련사를 가로질러 100m가량 가다 보면 등산로 방향 안내판이 나온다. 안내판을 따라 우측으로 300m 정도 올라가면 철탑이 나오는데, 철탑에서 좌회전해 400m가량 따라가면 독수리봉이 나온다. 독수리봉에서 500m가량 올라가면 아차노리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900m 정도 올라가면 대도사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다시 700m를 올라가면 칠봉산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지행역에서 출발해 동두천제생병원을 경유하는 또 다른 코스와의 합류점이다. 이곳엔 지친 몸을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쉼터(정자)가 하나 있다. 그리고 길을 따라 올라가면서 1봉에서부터 6봉을 지나다 보면 마침내 칠봉산 정상에 다다르게 된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탁 트여 있어 상쾌함을 준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전경. (사진제공=동두천시)
해룡산(660.7m)은 회암령인 천보산을 따라 산계를 형성하고 동북으로 뻗어 탑동, 왕방마을 오지재고개에서 끝나며 왕방산과 접한다. 탑골(일명 장림)마을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정상에는 ‘천호’(또는 ‘감자’라 하는 연못으로 비를 빌면 효험이 있으며 사람이나 말이 연못가를 밟으면 비가 오거나 흐리기도 하였다고 하나 지금은 그 자리를 알 수 없음)가 있었다고 ‘동국여지승람’에는 적고 있다.
양주와 접한 해룡산은 칠봉산에서 왕방산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등산코스는 장림고개와 오지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2가지가 있는데 양쪽 시작점이 모두 주차 장소가 확보되어 있어 자가용을 가지고 오면 편리하다. 두 코스 모두 입구에서 약 10분쯤 오르면 임도로 통하는 길이 나오는데 임도의 중간에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도 있다. 정상에는 통신대가 있으므로 장벽을 끼고 옆으로 지나야 한다.
왕방산(王方山)·국사봉의 높이는 737m이다. 광주산맥의 서쪽 지맥인 천보산맥 북쪽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산 이름과 관련해 두 가지 전설이 전한다. 하나는 872년(신라 헌강왕 3) 도선국사가 이 산에 머물고 있을 때 국왕이 친히 행차하여 격려했다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왕위에서 물러난 태조 이성계가 한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왕자들의 골육상쟁 소식을 듣고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 산의 왕방사(지금의 보덕사)에 며칠 동안 머물렀다 해서 붙여졌다는 이야기이다.
왕방산은 서울에서 의정부, 포천을 지나 철원, 김화로 이어지는 43번 도로가에 솟아 있는 산이다. 왕방산은 한북정맥의 지맥이랄 수 있는 천보산맥의 한 봉우리다. 축석령 부근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쳐 포천방향으로 북진하기 시작하는 이 산맥은 회암사가 바라보이는 회암령을 거쳐 해룡산(661m), 왕방산(737m), 국사봉(754m), 소요산(532m), 종현산(589m)까지 이어지다가 한탄강으로 합류하는 영평천에 막혀 맥을 다한다. 국사봉과 왕방산 능선 사이의 계곡은 문자 그대로 심곡인데다 숲이 좋아 여름철엔 특히 시원하다. 이 계곡의 길이는 3km 정도다.
산행코스로는 포천동 호병골에서 보덕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과 포천동에서 서북쪽 창수면으로 넘어가는 무럭고개에서 서남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정상에 이르는 길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서북쪽으로 동두천시와 소요산(536m)이 보이고 동쪽 아래로는 포천동과 선단동을 비롯하여 그 뒤로 국망봉과 운악산(935m)이 병풍을 친 듯이 보인다. 하산은 서북쪽 국사봉(754m)으로 이어진 능선길을 따라 심곡저수지로 내려간다. 산행시간은 4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주변에 소요산·신북온천·심곡계곡 등의 관광지가 있다. 산 중턱의 보덕사는 1947년 옛 왕방사터에 절을 중창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산 외에도 동두천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내부 모습. (사진제공=동두천시)
숲에서 꿈꾸는 아이들이라는 주제로, 생명존중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이라는 생태적 가치를 체험하는 박물관인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은 소요산과 인접해 있다.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5646.65㎡ 규모에 공룡존, 클라이머존, 영유아존, 숲생태존, 물놀이존, 건축존 등 총 6개 존으로 구성돼 있다.
공룡존에서는 브라키오사우루스의 몸속을 탐험하고, 다양한 공룡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영유아존에서는 48개월 이하의 영유아들이 바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숲생태존에서는 숲길 나무 사이를 지나며 다양한 식물과 곤충, 동물들을 만날 수 있다. 물놀이존에서는 구름에서 비가 돼 내리는 순환과정을 재미있게 체험할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건축존에서는 각종 동물들의 특별한 집을 관람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실내 런치룸과 실외 피크닉존이 마련되어 있어 준비해 간 음식을 편안하게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했다.
소요산 야외물놀이장. (사진제공=동두천시)
또한,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9월 22일까지 창의적 상상력과 사물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독특한 화풍을 드러내는 영재발굴단 서아린 작가의 ‘이상한 나라의 아린이’라는 전시회가 진행 중이며, 박물관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상상력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물관 옆에 위치한 소요산 물놀이장에서 시원한 여름 피크닉을 마무리할 수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그늘막이 준비돼 있으며, 무료 인터넷 와이파이가 제공돼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물놀이장에는 물폭탄, 미끄럼틀 등 각종 놀이시설이 있는 조합놀이대 2개조와 버섯돌이 모양 분수대, 튜브형 풀장 2개소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처럼 보고 즐길 것 많은 동두천에서 막바지 여름 더위를 식혀봄이 어떨지 추천해 본다.
김재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