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좋고 교통 편리한 입지 선호…여수·구미·서산·용인 사업장 몰려
삼성전자는 재계 1위 삼성의 주력 계열사답게 국내 여러 곳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68년 전자산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이듬해 최초로 터를 잡고 공장을 세운 곳은 경기 수원시다. 이어 1980년 11월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삼성전자 구미1공장을 준공하면서 사업장을 확장했다. 이후 구미 임수동에 구미2공장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1983년 반도체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이후 기흥 사업장은 30년 넘게 반도체를 제조해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현재 광주, 충남 온양, 경기 화성과 평택 등에 사업장을 가지고 있다. 수원과 구미, 광주 사업장 등이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용인 기흥과 화성, 평택은 반도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면서 삼성전자도 잇단 투자를 통해 사업장을 확대했다. 1999년 첫 삽을 뜬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은 지난해 2월 최첨단 미세공정인 극자외선(EUV) 라인 마지막 공사에 들어갔다. 또 평택캠퍼스에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파운드리 신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울산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1968년 울산 북구 양정동 부지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이어 2공장이 1986년, 3공장이 1990년, 4공장과 5공장이 1991년에 차례로 세워졌다.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은 독립적으로 생산 가능한 완성차 공장이 5개로, 면적은 500만㎡ 크기다.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대자동차는 충남 아산공장과 전북 전주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1996년 완공된 아산시 인주면 소재의 아산공장은 면적 183만㎡로, 무인 운반차량 및 레이저유도 차량 등 첨단 설비를 적용한 완전자립형 공장으로 알려졌다. 전북 완주군 용암리의 전주공장은 1995년 완공돼 울산 4공장의 상용차 라인을 이어받았다. 한때 국내 유일의 상용차 자동화 공장이었으며, 현재도 상용차 자동화율은 국내에서 가장 높다.
SK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SK하이닉스는 현재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에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천캠퍼스의 토대는 현대전자가 갖췄다. 1984년 반도체 조립공장을 착공해 이듬해 준공했다. 2012년 3월 SK그룹에 인수되며 전환기를 맞이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리모델링과 신축을 거듭, 현재 부지면적 122만㎡에 달한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1988년 금성사가 처음 기공했다. 금성반도체의 구미공장에 이은 생산 확대 계획에 따라 청주산업단지 내 설립한 것. SK그룹으로 인수된 뒤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은 투자와 증축을 거듭해 현재 부지면적 77만㎡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48만㎡ 부지에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122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외에 SK이노베이션이 울산과 충남 서산에, SK인천석유화학이 인천, SK머티리얼즈가 경북 영주, SK실트론이 경북 구미에 각각 대규모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 LG전자는 경북 구미와 경남 창원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73년 기업공개를 한 뒤 1975년과 1976년 각각 건립됐다. LG전자는 경기 평택시에도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생산라인 공장이 있었지만, 지난 4월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LG화학은 전남 여수와 충북 청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에, LG이노텍은 광주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석유화학사업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석유화학사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차기 성장동력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1979년 운전을 개시하며 처음 사업을 시작한 전남 여수 사업장과 2003년 현대석유화학을 인수해 운영하는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울산 남구의 공장 등이 있다. 롯데정밀화학은 울산 남구와 인천에, 롯데첨단소재는 전남 여수에 각각 사업장을 두고 있다.
포스코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에 대규모 제철소를 보유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1968년 4월 포스코의 전신인 포항제철이 출범한 지 2년 후 포항공업단지 부지에 1기 첫 착공에 들어가 3년이 걸려 준공됐다. 경제 발전으로 국내 철강재 수요가 늘어나면서 포항제철소는 1976년, 1978년, 1981년에 각각 2기, 3기, 4기 설비의 확장공사를 완료했다.
포스코는 포항에 이어 전남 광양에 제2제철소 건설에 들어갔다. 1982년 부지 조성공사에 착수, 1985년 1기 설비 건설에 착공해 2년 만에 준공했다. 이어 1988년 2기 설비를, 1990년 3기, 1992년 4기를 준공, 1999년에는 5고로를 완성했다. 현재 광양제철소는 대지 넓이가 2080만㎡에 달해, 세계 최대 규모의 제철소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 한화토탈 등이 국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전남 여수에 공장을 두고 있다. 1973년 정부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으로 호남에 대규모 화학단지를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한화케미칼의 전신 한양화학이 전남 여수에 공장을 짓기 시작, 1980년 6월 여수공장을 완공했다.
한화의 미래 먹을거리로 주목받는 태양광사업 계열사인 한화큐셀은 충북 진천군에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큐셀이 2016년 1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준공한 진천공장은 연면적 19만㎡에 달한다. 특히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인 연간 3.7GW의 태양광 셀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화그룹은 2015년 4월 삼성그룹에서 삼성토탈 지분을 인수, 사명을 한화토탈로 바꾸고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공장을 두고 있다.
GS그룹의 주력 계열사 GS칼텍스는 전남 여수에 600만㎡에 이르는 정유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여수의 정유공장은 호남정유(현 GS칼텍스)가 1967년 처음 건설을 시작, 1969년 6월 6만 배럴 정제 시설을 갖췄다. 이어 1970년 10만 배럴, 1972년 16만 배럴, 1978년 23만 배럴, 1981년 38만 배럴로 정제 시설을 확장했다. 1981년과 1992년에는 제1원유 부두와 제2원유 부두를 각각 준공했다.
현재 GS칼텍스 여수공장은 정유 중단일공장으로서는 세계 4위의 시설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GS칼텍스는 여수 제2공장 인근 43만㎡부지에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2조 7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정주영 창업주가 조선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고, 1972년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 터전을 잡은 이래 47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생산야드는 632만㎡이고, 직원 수는 1만 500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대 기업의 핵심 사업장은 울산과 여수, 구미, 서산, 용인 등지에 많이 몰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여러 지역을 알아보긴 하는데, 이미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거나 운송을 위한 교통이 편한 곳을 선택하게 마련”이라며 “또 석유화학산업의 경우 정유사가 원유를 정제해서 생산하는 석유화학원료를 케미칼사들이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이므로 정유사 중심으로 단지가 조성되는데 여수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용인 처인구 상반기 지가상승률 최고’ 대기업 입주 소식에 들썩들썩 대기업의 사업장이 들어오면 지역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재계 관계자는 “공장·연구소뿐 아니라 그에 따른 부대시설, 도로와 같은 인프라, 기타 편의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이 확충돼 지역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다”며 “또 지역민 대상 일자리가 창출되고 외부에서도 직원과 그 가족들이 넘어와 인구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사실상 세수의 3분의 1 이상을 이들 대기업 사업장이 책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10억 원에 달하는 지방세를 울산에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간 1조 3500억 원의 급여, 2조 6000억 원의 자재대금이 울산지역의 금융기관을 통해 지급, 지역경제의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평택에 사업장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낸 법인세분 지방소득세는 151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평택시 총 지방소득세 중 91%를 차지한다. 각 지자체들이 ‘기업 모시기’에 힘을 쏟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대기업의 사업장 입주 소식이 전해지면 해당 지역 땅값이 들썩인다. 지난 2월 SK하이닉스가 122조 원을 투입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48㎡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하자 용인시 처인구가 올해 상반기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 상반기 전국 지가변동률 및 토지거래량 발표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는 상반기 3.73% 지가상승률을 기록했다. 경기도와 용인시는 SK하이닉스의 투자 발표 이후 기대 심리에 따른 땅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 움직임을 막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지정한 정확한 부지 위치 정보를 숨길 정도였다. 그럼에도 땅값이 상승하자 경기도는 백암면과 원삼면 일대 125.8㎢에 대해 9월 1일부터 오는 2022년 3월 22일까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관리하기로 결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승인받지 않고 사용하거나 목적 외로 이용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계약 당시 개별공시지가에 따른 토지가격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벌금을 내야 한다. 민웅기 기자 |
30대 기업 본사 위치는? 서울·수도권 집중 각 대기업의 주요 사업장은 대개 지방에 분포돼 있지만 본사는 서울과 수도권에 몰려 있다. 서울에서도 대기업 본사가 가장 집중된 지역은 서울 중구다. 한화그룹과 신세계그룹, 한진, CJ, 두산, 부영, 대우조선해양이 서울 중구에 위치해 있다. SK, 대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있는 종로구와 GS, 현대백화점그룹, 영풍이 위치한 강남구가 그 뒤를 잇는다. 재계 1위와 2위인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모두 서초구에 본사를 뒀다. 삼성전자의 경우 등기상 본사가 경기 수원시지만 오너 일가의 집무실이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있어 서초사옥이 삼성그룹 본사로 통한다. 마포구에는 에쓰오일과 효성의 본사가, 영등포구에는 LG그룹이, 송파구에는 롯데그룹, 용산구에는 LS그룹의 본사가 위치했다. KT와 코오롱의 본사는 각각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에 본사가 있다. 물론 지방에 본사를 둔 기업도 있다. 포스코 본사는 포항시에, 현대중공업 본사는 울산에, 하림 본사 전북 익산, KT&G 본사는 대전에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본사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사무실은 서울에 있다. 포스코는 강남구 테헤란로에 본사 기능을 수행하는 포스코센터가 있고, KT는 광화문사옥을 사실상 ‘컨트롤타워’로 활용한다. 하림 역시 강남구에 신사옥을 지었고, 코오롱도 강남사옥을 별도 운영 중이다. 민웅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