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통합 항공 마일리지 카드 등장…만기에 항공 마일리지 등 여행 관련 혜택 받는 예·적금 눈길
항공사 마일리지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84년 대한항공을 통해서다. 이후 출범한 아시아나항공도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면서 국내 마일리지 시장을 양분했다. 하지만 해외여행 규제 등으로 적립이 어려웠던 탓에 그리 쓸모가 많지 않았다. 마일리지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시작된 것은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이뤄지고 소득 증가로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부터다. 금융사들도 이때부터 항공사와 손잡고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카드를 발급하면서 마일리지 금융상품은 급격히 늘어났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의 국내선 탑승장에 설치된 운항정보 모니터. 저비용항공사 여객기 정보가 많이 보여 인기를 실감케 한다. 금융권은 저비용항공사를 선호하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카드상품도 출시했다. 연합뉴스
신용카드를 통한 마일리지 적립은 제휴 마일리지 서비스 상품에 속한다. 매월 카드 사용 금액의 일정 비율을 가입시 미리 선택한 항공사 마일리지로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통상적으로 대한항공의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는 1500원당 1마일리지,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는 1000원당 1마일리지 비율로 적립된다. 하지만 ‘항공 마일리지 특화카드’는 이보다 더 높은 적립률이 적용돼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SKYPASS THE DREAM 롯데카드’는 전월 실적이 없어도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해외 가맹점 결제에 대해서는 추가로 1000원당 1마일리지를 더해 총 2마일리지를 준다. 또 1000원 단위 이하로 절사된 금액도 버리지 않고 추후 결산해 1000원당 1마일리지를 추가 적립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나 신한카드 Air 1.5’는 1000원당 1.5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해외 가맹점 결제에 대해서는 1000원당 1.5마일리지를 더해 총 3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전월 실적 50만 원 조건이 있지만 타 카드상품들과 달리 관리비, 국세 납부 내역을 실적으로 인정하고 추가 연회비 없이 발급받을 수 있는 가족카드 실적도 합산해준다. 여기에 신한카드가 제공하는 특급호텔 할인 및 우대 서비스도 함께 누릴 수 있다.
‘SC제일 플러스마일카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중 선택이 가능하며 전월 실적에 따라 사용금액 1000원당 1~3.5마일리지를 차등 제공한다. 그리고 본인 회원에 한해 인천·김포·김해국제공항 라운지를 통합 연 3회 무료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라운지키(Lounge Key) 서비스를 통해 세계 850개 공항 라운지도 연 3회까지 각각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항공료 부담 때문에 양대 국적 항공사보다 저비용항공사(LCC)를 선호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카드도 등장했다. IBK기업은행은 국내 6대 저비용항공사의 통합 포인트(마일리지)인 ‘유니마일’을 적립할 수 있는 신용카드 ‘원에어(유니마일)’를 내놨다. 원에어 카드는 ▲유니마일 적립 ▲국내외 공항라운지 무료 ▲인천공항 무료 다이닝 서비스 ▲수하물 우대서비스 ▲스타벅스 사이렌오더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유니마일은 국내 가맹점 이용금액 1500원당 10마일씩 무제한 적립되고, 통신요금 자동이체·해외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1500원당 20마일, 저비용 항공사 6개사에서 항공권을 구매하면 1500원당 30마일씩 적립된다.
유니마일을 사용할 수 있는 저비용항공사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에어부산이다. 전월 이용금액이 30만 원 이상이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회비는 1만 원이고, 유니온페이로 발급된다. 비접촉식 간편결제 기술인 퀵패스(QuickPass)를 적용해 중국과 러시아 일부 대도시에서 후불교통카드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은행 측은 “저렴한 연회비로 공항라운지, 무료 다이닝 등 프리미엄 카드급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카드”라며 “여행·출장이 많은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은행 마일리지 적금 기능을 탑재한 예금과 적금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이 잇달아 내놓는 여행 관련 상품에 가입하면 만기에 기본 이자와 함께 항공사 마일리지나 여행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EB하나은행은 아시아나·대한한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1년 만기 적금 상품 ‘마이트립’을 선보였다. 하나카드와 손잡고 내놓은 협업 상품이다. 적금 가입자가 하나카드의 ‘하나 트립카드’를 결제 금액과 상관없이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만기에 연 1% 기본 금리와 항공사 마일리지(2000~3000마일)를 적립해준다. 그동안 신용카드사가 매월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을 항공사 마일리지로 되돌려주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놨지만, 적금의 이자 서비스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말 내놓은 ‘여행 적금’ 상품으로 대박을 낸 우리은행은 ‘우리 여행적금2’를 선보였다. 만기는 1년으로 짧은 대신 우대금리(최대 연 4.2%)를 합쳐 최고 연 6%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월 납입 한도는 50만 원이다. 단기간에 여행 경비를 모으는 적금 통장인 셈이다. ‘여행적금 2’는 여행객을 위한 특화 상품이니만큼 여행 관련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가입한 순간 곧바로 제주항공과 호텔스닷컴, 와이파이 도시락 등의 즉시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이영복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