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여권의 잠룡들…지키지 못하면 정권재창출은 없다”
최근까지의 형국은 여당과 청와대에 조금은 불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여권 내부에서는 내년 총선과 차기 대선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선과 관련해 급격히 줄어든 후보군에 대한 걱정이 높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무엇보다 걱정은 이번 조국 사태의 향방에 따라 최악에는 현 정권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고, 그것이 자칫 정권재창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지지자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정권재창출이 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차기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후계자들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현 정권도 튼튼하게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급격히 줄어들어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실제 촛불혁명 직후부터 대선 후까지 넘쳐나던 범진보진영의 차기 대권 후보군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여비서 성폭력 사건으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이 선고되며 몰락한 것을 시작으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현재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현재는 보석 상태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며, 그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튀어 진보정치의 상징인 노회찬 전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불행한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난 정권부터 온갖 고초를 겪어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도지사 당선 후에도 위기가 그치지 않았고, 현재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혐의로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고도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 원이라는 이례적인 중형이 선고돼 상고 상태이다.
현역 정치인 가운데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원순 서울시장 정도가 유력 후보군으로 꼽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만으로는 차기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처럼 현역 정치인 중 유력 주자들이 큰 상처를 입고 주춤한 사이 현직에서는 잠시 물러나 있지만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 선호가 높은 이들은 스스로 손사레를 치며 대권과는 선을 긋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일찌감치 정계 은퇴 선언 후 정치재개의 의사가 없음을 누차에 걸쳐 밝혀왔고,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번 인사청문과정에서의 내상으로 상당 기간 정치활동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자신 역시 선출직에는 관심이 없음을 밝히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차기 대권 주자들이 계속해 상처를 입으면서 여권 내에서는 경쟁력 있는 누구를 차기 후보로 내세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벌써부터 높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오른쪽). (사진제공=경남도/경기도)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그 자체가 노무현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특히, 김경수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대변인을 역임한 친문 핵심으로도 통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치 입문 이후 펼쳐온 정책이 현재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진보적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해 낼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히, 그가 추진하는 기본소득을 비롯한 경기도형 복지정책은 보편적 복지가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함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이는 진보지지자들을 정책적으로 끌어당길 수 있는 매력으로 꼽힌다.
따라서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이들만은 지켜내야 한다는 민주당 지지층의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그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두 사람 다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당이나 청와대에서 잘못 나설 경우 자칫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대안이 판결의 부당성을 알리고 논리적으로 반박하기 위한 당내 결속과 지지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이다.
실제 김경수·이재명, 두 사람의 지지자들은 각기 판결 이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판결에 대한 부당성을 알리고 있다.
김경수 지사의 경우, 지지자들은 물론 당시 당에서까지 나서 사법적폐를 꼬집으며 판결의 부당성을 지적했고, 이재명 지사의 경우는 지지자들이 나서 서명운동과 함께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적극적으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일요신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김경수, 이재명은 분명 우리 당의 중요한 자산이며, 정권재창출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다”라며 “그들이 각 도정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정책의 성공은 곧 우리당의 성공이자, 문재인정부의 성공인 만큼 그들이 주저함 없이. 끊김 없이 소신껏 정책을 펼쳐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우리당의 정권재창출에 기여하도록 아낌 없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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