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 후 패싱 논란…이낙연 총리 후임으로도 거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이종현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백년대계 교육 정책을 진두지휘할 교육부의 존재감은 종적을 감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이어 교육 개혁까지 뛰어들었다. 문 대통령은 10월 22일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며 휘발유성 의제를 예고 없이 던졌다.
교육부가 10월 21일 공정성 강화를 골자로 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개선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청와대가 ‘교육부 패싱’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당·정 협의를 하지 않고 서울 주요 15개 대학교의 정시 비중 확대 마련을 천명하자, 교육부 내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진보진영 관계자는 “청와대 소수가 주도한 ‘깜깜이’식 의사결정”이라고 질타했다.
교육부 패싱설은 일파만파로 확산했다. 유 부총리는 10월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대통령 시정연설 후 교육부가 당혹해했다는 보도가 있었다’라는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문제는 좁아진 유 부총리 입지다. 대입제도 개편은 연말 정국 핵이슈로 부상했다. 교육부 수장을 교체할 타이밍이 아니라는 얘기다. 앞서 8·9 개각 당시 유 부총리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개각 대상 1순위였으나, 후임자 찾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유임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개각 대상자의 씨가 말랐다’는 말이 청와대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만큼, 유 부총리의 유임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 유 부총리는 그간 청와대에 총선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만 해도 “임명권자의 뜻을 따르겠다”고 하던 유 부총리는 10월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총선 출마를 안 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가 총선 출마 의사를 공개석상에서 피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GT(김근태)계 한 관계자는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위기감이 커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여권 내부에선 인물난이 장기화할 경우 ‘유은혜·김현미’ 중 한 명을 여성 국무총리로 올리는 일명 ‘돌려막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때 잠잠하던 강남 아파트값이 정부의 특목고·자사고 폐지 플랜 발표 후 다시 들썩인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지역구는 3기 신도시 피해 지역인 경기 고양병과 고양정이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