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무상복지 추진·미세먼지 저감 예산 대폭 증액…‘공정한 세상’ 실현에 초점
경기도청. 경기도의 2020년도 본 예산안이 ‘27조 319억 원’으로 편성됐다. 사진=경기도 제공
[일요신문] 경기도의 2020년도 예산이 올해의 24조 3731억 원보다 10.9%(2조 6588억 원) 증가한 27조 319억 원으로 편성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회계별로는 일반회계 23조 5878억 원과 특별회계 3조 4441억 원으로 구성됐다. 일반회계 주요 세입분야를 살펴보면, 내년도 지방세 추계액은 12조 5658억 원이며, 국고보조금 등 의존재원은 9조 3514억 원이다. 세출은 공무원 인건비 등 행정운영경비 4519억 원, 소방안전특별회계, 재난관리기금 전출금 등 재무활동비 1조 5136억 원을 편성했다. 정책사업은 시군 및 교육청 전출금 등 법정경비 6조 9287억 원, 국고보조사업 10조 7179억 원, 자체사업 2조 7294억 원 등이다. 이번 예산안은 민선 7기 핵심 도정가치인 ‘공정, 평화, 복지’의 실현을 통해 ‘공정한 세상을 열어가는 경기도’를 완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내년도 경기도 예산안의 가장 큰 특징은 복지예산의 꾸준한 증가와 환경예산의 가파른 증가다. 복지예산의 경우 올해 일반회계 기준 8조 9326억 원에서 내년 10조 753억 원으로 12.8%(1조 1427억 원) 증가했으며, 지원 규모는 역대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했다. 이는 정부의 복지예산 확대와 이재명 지사의 3대 무상복지 추진 등에 따른 것으로 예산안에는 ‘청년기본소득’ 1054억 원, 산후조리비 지원 296억 원, 무상교복 198억 원 등이 반영됐다. 환경분야 예산은 올해 일반회계 기준 6911억 원에서 내년 1조 2248억 원으로 77.2%(5337억 원)나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는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2035억 원, 전기자동차 구매지원 1323억 원 등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사업 예산이 대폭 증액된 결과다.
이번 예산안에는 2020년부터는 ‘경기도형 정책마켓’ 확대를 위한 예산이 새롭게 도입된다. ‘경기도형 정책마켓’은 경기도와 31개 시·군이 상호 정책을 교류하고 경쟁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으로, 이번 예산안에는 이천시가 제안한 ‘생애주기별 통합서비스 플랫폼 사업’(비예산)과 남양주시의 ‘장애영유아 보육교사 전문성 교육사업’ 1억 원 등 시군 우수사업 2건과 시군의 선택을 받은 ▲경기도의 반려동물 보험사업 10억 원 ▲폭염 대비 에너지복지 지원 사업 3억 원 ▲하천·계곡 지킴이 지원 사업 14억 원 등 3개 사업을 예산에 반영했다.
또한, 경기도형 정책마켓 ‘최우수 정책’으로 선정된 고양시 치매조기검진 사업은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2020년 추경에 반영, 도 전역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중학생에 이어 고등학생까지 확대한 무상교복지원 사업과 초·중·고교 무상급식 지원사업, 대기질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나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 사업 등 학생들의 권리를 강화하고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교육협력사업’에도 총 2618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경기도의 2020년도 예산안은 핵심 도정가치인 ‘공정·평화·복지’의 실현을 통한 ‘공정한 세상을 열어가는 경기도’ 완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월 4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도 경기도 본예산 편성안’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경기도 제공
특히, 경기도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의 실현을 위한 5대 중점 분야를 선정하고 예산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5대 중점 분야’는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4590억 원)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복지 경기(11조 7626억 원) △혁신경제 넘치는 공정한 경기(1조 181억 원) △깨끗한 환경, 살고 싶은 경기(2조 3692억 원)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1조 2501억 원) 등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도민이 주인인 더불어 경기’ 분야에서 △노동존중 △인권보호 △공익제보지원 △성평등 확산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일에 2791억원을 투입하고, 도민 참정권을 확대함으로써 직접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시군과의 상생을 위한 협치를 강화하는 데 784억 원을 반영했다. DMZ를 생태 및 평화 공간으로 조성하고,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에 대한 개발 등을 통해 ‘경기도를 평화와 번영의 심장’으로 조성하는 부문에는 1015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세외수입 및 지방세 체납 징수활동 지원 192억 원, 군복무 경기청년상해보험 및 지역화폐발행지원 37억 원 등이 있다.
‘삶의 기본을 보장하는 복지 경기’ 분야에서는 공공보육을 비롯한 아동 및 청소년 복지, 건강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의료 강화 등의 부문에는 4조 352억 원을 편성했으며, 산후조리비, 초등학생 치과주치의, 무상교복, 청년기본소득 등 민선 7기가 역점 추진하고 있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사업’에는 6조 8770억 원이 투입된다. 또한, 교통비 일부를 지역화폐로 지원함으로써 청소년과 청년의 부담 완화를 도모하고자 새롭게 추진되는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에는 449억 원, 이주민과 외국인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을 지원하기 위한 ‘차별없는 평등한 복지서비스 실현’에 8504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민선 7기 대표 청년정책인 ‘경기도청년기본소득’ 1054억 원, 저소득층 청소년 생활장학금 및 위생용품 지원 78억 원, 어린이집 공기청정기 지원 18억 원, 장애인가구 냉난방비 18억 원 등이 있다.
‘혁신경제 넘치는 공정한 경기’ 분야에서는 지역화폐 활성화를 통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지원하고,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분야에 883억 원,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분야에 4623억 원, 공유경제 활성화 등을 통해 농어촌 경쟁력을 강화하는 부문에 4675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지역화폐 발행 및 활성화 지원 101억 원, 전통시장 안전 확충 및 주차환경 개선‧활성화 198억 원, 소상공인 재창업 및 영세소상공인 노란우산공제 가입지원 48억 원 등이다.
‘깨끗한 환경, 살고 싶은 경기’ 분야에서는 교통안전 인프라 구축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 환경을 조성하는 부문에는 9297억 원을 비롯해 행복주택 건설 등 서민의 주거환경을 안정화하는 사업과 경기도형 도시재생 등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사업에 1592억 원,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및 영세사업장 오염방지시설 설치 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 사업과 생태하천 복원을 통한 건강한 물환경 조성 등의 분야에 1조 2803억 원을 각각 투자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운행경유차 배출가스 저감사업 2035억 원, 전기자동차 구매지원 1323억 원, 소규모 영세사업장 방지시설 지원 1061억 원 등이 있다.
‘안전하고 즐거운 경기’ 분야에서는 응급의료전용 24시간 닥터헬기 등과 같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한 경기도를 조성하는 부문에는 6912억 원, 문화와 교육기본권을 위한 분야에 3750억 원, 체육활성화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가축 위생을 강화하는 분야에 1839억 원을 투입한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지방하천 정비사업 1468억 원,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 88억 원, 응급의료전용헬기 운영지원 70억 원 등이 있다.
경기도는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 실현을 위한 5대 중점 분야에 내년도 예산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은 지난 11월 7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제340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20년 예산안 시정 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경기도 제공
이번 예산안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민선 7기 출범과 동시에 경기도는 ‘공정한 세상’을 도정 핵심가치로 내걸었고, 지난 1년간 공정의 기틀을 닦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며 하나씩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라며 “내년에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가 공정하면 개인의 실질적인 삶 또한 바뀐다는 것을 보여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계획수립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도민들께 드렸던 약속을 지키고, 도민의 권리와 이익을 최우선에 두며, 적기에 도민의 수요에 부응한다는 것”이라며 “재정의 효율성과 건전성을 고려해 적은 비용으로도 중첩적인 정책효과를 내는 가성비 높은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탈루와 은닉 세원을 발굴해 조세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다”고 2020년 예산편성 원칙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는 2020년도 예산안을 11월 5일 경기도의회에 제출했으며,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되는 상임위원회를 거쳐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예산결산위원회 심의를 받게 된다.
손시권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