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도시·학제개편·병사 월급 100만 원 등 쏟아져…“젊은층 겨냥한 포퓰리즘” 지적
국회 본회의장. 사진=박은숙 기자
청년 정책의 기본 중 기본인 ‘청년기본법’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한동안 막혔다. 이는 20대 국회 개원 직후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1호 법안’으로 내놓은 정책이다.
그런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청년기본법을 198개의 필리버스터 법안에 올려놓자, 청년 단체 내부에선 “자아 분열적 행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당은 대학 정시 선발 인원을 50% 이상으로 늘리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소속 의원 전원 발의 형태로 제출했다. 총선기획단에 2030세대가 전무하자, ‘2030 희망디자이너 클럽’도 서둘러 구성했다.
‘조국 사태’ 이후 2030세대 이탈을 경험한 더불어민주당은 젊은층 표심잡기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12월 26일 올해 40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을 총선 영입인재 1호로 발표했다. 불의의 사고로 발레리나의 꿈은 접은 최 이사장은 강동대 사회복지행정과 교수도 겸임하고 있다.
지금까지 쏟아낸 총선 공약도 청년 표심을 겨냥한 정책이다. ‘모병제’와 ‘청년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밀어붙였던 모병제는 당 내부에서조차 시기상조라는 비판을 받았다. 국방부도 “확정된 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년 신도시도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도 상의 없이 공개했다. 민주당은 3기 신도시 택지 중 일부를 청년 신도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이미지 정치’에만 신경 쓴다는 비판도 나온다. 3기 신도시 방안에는 이미 유치원 100% 국공립 공급, 12만 가구가량의 공공임대주택 등 청년신도시와 유사한 정책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청년 표심 확보를 위해 총선 룰(청년 가점 10∼20%→10∼25%)도 변경했다. 총선기획단에 27세 프로게이머 출신 사회운동가 황희두 씨도 영입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조국 사태 이후 무너졌던 지지층을 복원하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2030세대 표심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이 밖에 바른미래당은 안철수 전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학제 개편(5-5-2)을 다시 들고나왔다. 청년 지지층 20%를 목표로 삼은 정의당은 ‘병사 월급 100만 원’을 내걸었다. 하지만 입법 자체가 불투명한 데다, 국방비 예산 증액에 대한 비판 여론도 많아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치권의 다른 관계자는 “젊은층을 겨냥한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윤지상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