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조중동·보수언론 의식해서 내게 가혹” 민주당에 불만 토로도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SNS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향한 장문의 ‘읍소’글을 올렸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제공
김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 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명함을 몇 장 돌리다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경고만 받았다.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조방 낙지’라는 이전의 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다”며 “곧 입을 줄 알고 맞춰놓은 파란 점퍼가 박스 안에 처박혀 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다”면서도 “하지만 나름대로는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000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검증위 현장조사팀은 여의도 당사 등에서 두 차례 저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다. 저희도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성실하게 진술했다”며 “조사팀은 대출에 특혜나 부정이 있었는지, 투기 성격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졌다. 그 결과를 지난달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증위는 제 문제에 대해 이미 3차례나 ‘계속 심사’라는 이름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다”며 “3일 열리는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한 호소가 이어졌다. 김 전 대변인은 “제가 요구하는 것은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는 것”이라며 “당헌 당규를 보면 검증위는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을 받고있는 사람만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정치적 정무적 판단은 다음 단계인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도록 구분해놓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 문제는 정치적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보인다. 그런런데도 왜 계속 검증위가 매듭을 지어주지 않는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억울함을 토로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1차 객관식 시험인 줄 알고 고사장에 왔는데 저만 2차 논술 문제지를 받아든 느낌”이라며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이다.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전 대변인은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고도 선언했다. 그는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저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다”면서 “저는 이미 대단히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다. 권리당원 한 장 모으지 못했고, 조직도 변변치 않다. 이런 상황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벌칙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당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왔다. 그는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을 졌다. 그런데 그들의 프레임을 민주당에서조차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누가 그런 악역을 자처하겠나”라고 꼬집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