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에 행정소송 제기 가능성 나오지만 금융당국과의 분쟁 부담 커
우리금융 이사회 측은 아직 문책경고를 공식 통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존의 일정을 변경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연임에 대한 기존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6일 발표했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사진=우태윤 기자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이사회 간담회에서 기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절차가 남아 있고, 개인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내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그룹 지배구조에 관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앞서 2019년 12월 30일,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손태승 현 우리금융 회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월 30일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해 2019년 실시한 KEB하나은행, 우리은행에 대한 DLF(파생결합펀드) 불완전판매 등 관련 부문검사 결과 조치안을 심의해 손태승 회장에게 문책경고를 내리기로 했다. 문책경고를 받으면 임기까지 현직을 유지할 수 있지만 3년 간 금융사 취업은 할 수 없다.
또 지난 1월 31일에는 우리금융이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추천 일정을 재논의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주주총회 이후에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가 발표되면 손 회장의 연임은 가능하다. 문책경고를 받더라도 현직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금융의 주주총회는 오는 3월 24일이고, 금융위는 3월 초 징계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우리금융은 금융위로부터 징계안을 전달받은 후 법원에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행정소송을 진행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경우에는 금융당국과 우리금융의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리금융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