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 방식’ 두고 은행지주-비은행 업체 입장 갈려…투자 대상·자금 회수 방식 합의도 문제
증시안정펀드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야경. 사진=박은숙 기자
10조 7000억 원이 투입될 증안펀드는 아직 참여기관별 출자 비중이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이 2조 원, 5대 은행지주가 각 1조 원씩 그리고 나머지 3조 원은 18개 금융업 선도기업이 담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은행지주 내 비은행 계열은 선도기업에서 제외된다.
당초 10조 원에서 20조 원으로 불어나게 된 채권안정펀드의 경우 자금을 모아 한 곳에서 통합해 운용한다. 그런데 증안펀드는 돈을 내는 금융사들 사이에 이해가 엇갈린다. 상대적으로 출자 금액이 큰 은행지주들은 독립적으로 펀드를 운용하자는 입장인 반면, 개별로는 출자 금액이 상대적으로 작은 비은행 업체들은 돈을 한 곳에 모아 운용하는 통합펀드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증권사나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은행지주들도 모두 자체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다.
일단 금융당국은 형식은 통합운용, 실질은 개별운용 형태로 타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지주 입장을 고려해 ‘펀드 오브 펀드’ 형태로 자펀드 운용에서는 각 출자기관의 독립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운용 방식은 타협해도 운용 전략과 투자회수 등의 문제가 남는다.
금융위는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자금을 모으는 캐피탈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KOSPI200 등 증권시장 전체를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 상품에 투자한다는 방향성만 제시한 상태다. 하지만 코스피 내 삼성전자 비중이 30%에 달하는 상황에서 시장 전체에 투자할 경우 금융권이 낸 돈이 초우량 기업인 삼성전자에만 몰리게 된다.
최열희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