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학폭으로 두 차례 전학에 절도 혐의도 조사받는 중…경찰 운전자 포함 가해자들 다른 혐의 수사 확대
10대들이 절도 차량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오토바이를 들이받아 운전자를 숨기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MBC 보도 화면 캡처
교육계 등에 따르면 ‘무면허 10대 절도 렌트카 사망 교통사고’ 가해자 중 한 명인 A 군이 이전에도 학교폭력, 절도 등 다른 사건도 저질렀다고 한다.
경기 파주시 한 중학교 관계자는 “A 군은 지난해 전학 왔다. 우리 중학교로 온 것도 이전 학교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터졌기 때문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 학교에서도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혀서 문제가 됐다. 결국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려 지난해 강제전학을 갔다”고 했다. 이어 “A 군과 관련해 4월 2일 인천 한 경찰서에서 절도 사건 관련 문의가 왔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A 군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파악된 다른 범죄 혐의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망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자 A 군뿐만 아니라 운전자 B 군 등 가해자들에 대한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B 군 등 10대 8명은 3월 29일 오전 0시 30분쯤 대전 동구 성남네거리에서 훔친 승용차를 몰고 경찰 추적을 피해 달아나다 중앙선을 넘어 C 군(18세)이 운전하던 오토바이와 충돌, C 군을 숨지게 했다.
문제의 승용차는 B 군 등이 3월 28일 서울에서 주차돼 있던 렌트카를 훔친 차량이었다. 서울에서 대전까지 무면허로 운전하던 중 차량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 찍혀, 도난수배 차량 검색시스템을 확인한 경찰의 추격을 받은 것이다.
이들은 C 군의 오토바이를 친 사고 현장에서 200m가량 떨어진 곳에 차를 버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사고를 낸 차에는 A 군 등 또래 8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 가운데 6명은 현장에서 붙잡혔고, 나머지 2명은 세종에서 또 다른 차량을 훔쳐 서울까지 달아났다 검거됐다.
C 군은 이 사고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C 군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다.
대전 동부경찰서는 운전자 B 군에 대해 훔친 차량으로 무면허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로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교정교육기관에 입소시킨 상태다.
나머지 가해자들에 대해서는 일단 귀가조치했지만, 나이와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가정법원 송치나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가해자들 중 일부는 형사처벌할 수 없는 만 14세 미만이지만, 촉법소년(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경우 사회 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의 처분이 가능하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렌터카 훔쳐 사망사고를 낸 10대 엄중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4월 2일 오전 게시됐다. 4월 2일 오후 5시 기준 48만여 명이 참여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