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티스 대표 “전 경영진들이 회사 돈 42.9억 유용” 고소…이 전 대표 “아직 소장 못 받아”
배우 김희애의 남편인 이찬진 전 포티스 대표가 횡령 혐의로 피소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일요신문 DB
한글과컴퓨터의 창업자로 유명한 이찬진 전 대표가 포티스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4년. 당시 지분 6%를 보유하며 대표이사로 취임, 큰 기대를 불러일으켰으나 2017년에 회사 대주주가 변경되며 돌연 사임했다. 당시 이찬진 전 대표가 회사 자금을 횡령·배임했다는 게 윤 아무개 현 대표의 판단이다. 이찬진 전 대표는 2017년 3월 사임했는데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틈틈이 보유 주식을 1~2%씩 처분해 사임 두 달 전인 2017년 1월에는 1.9%가량의 잔여 지분도 모두 처분했다. 횡령 혐의로 피소된 것에 대해 이찬진 전 대표는 “최근 피소를 당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도 “아직 소장은 받지 못했다”며 말을 아꼈다.
#상장폐지 앞둔 포티스 ‘잡음’ 잇따라
포티스는 최근 감사보고서 의견 거절과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대상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찬진 전 대표를 고소한 윤 대표 역시 사기와 유가증권 위조 혐의로 형사 고소되며 법적 분쟁에 휩싸인 상황이다. 코스닥시장본부는 ‘감사범위제한 및 계속기업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거절’을 이유로 개선기간이 종료되는 내년 4월 12일 후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거래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 M&A 전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갈등이라는 게 포티스 내부사정에 정통한 사람들의 평이다. CB업계 정보에 밝은 투자 전문가는 “포티스는 M&A 과정에서 제한된 자본력을 가진 인물이 인수를 시도하다가 문제가 발생된 상황”이라며 “그동안의 공시나 신사업 아이템 등을 언급하며 주가를 올리려고 한 것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포티스는 계속되는 전환사채 발행과 3자배정 유상증자, 또 독일 바이오 기업 인수와 홍콩 블록체인 기업과의 제휴 등 방향성을 잃은 기업 운영으로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상태다.
실적은 악화일로다. 2019년 매출은 155억 원을 기록하며 2018년(110억 원)보다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43억 원(2018년)에서 16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 과정에서 이찬진 전 대표 등 앞선 경영진들의 문제까지 거론된 것이라는 게 포티스 경영진과 가까운 인물의 설명이다. 그는 “포티스 사건은 어느 한쪽의 시선으로 볼 수는 없는 문제”라며 “횡령 및 배임으로 잇따라 고발이 이뤄지고 있는데 결국 범죄 사실 여부 역시 수사를 통해 확인되지 않겠냐”고 신중하게 밝혔다.
한편 (주)포티스는 2006년 9월 디지털 셋톱박스 전문기업으로 출범해 2008년 무역의 날에는 1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2013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주식을 상장한 이후 전자상거래로 사업을 확장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서환한 객원기자